대구미술협회가 개최한 ‘코로나19 의료진 후원’ 행사가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지난 4일 대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행사에는 회원과 관람객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또 다른 집단 감염의 단초가 되지나 않을까 모두 걱정한다.

코로나 감염 차단을 위해 전 국민이 2개월 가까이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모이는 집단 실내 행사는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다.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때가 맞지 않으면 빛이 바래기 마련이다. ‘힘냅시다. 대구’라는 이름으로 개최된 미협의 이번 행사는 빛이 바래는 정도가 아니라 어렵게 환자들을 진료하는 의료진에게 감염 확산이란 부담을 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참석자들을 신속히 파악, 감염루트를 차단하거나 추적할 수 있는 방명록도 작성하지 않았다고 한다. 모든 행사에는 손 소독제와 체온계 등을 준비해야 한다는 대구시의 지침도 지키지 않았다.

특히 참석자 중 일부는 본 행사 이후 자리를 옮겨 다니며 술을 권하고, 음식을 함께 먹은 것으로 전해져 코로나 확산 차단에 대한 경각심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번 행사는 회원들의 작품을 기증받아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러나 회장단 대부분이 감염 확산 등을 우려해 반대했지만 일부 회원들의 주장으로 행사가 강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협 내부의 공식 협의도 생략됐다. 뒤늦게 회장단 14명 중 12명이 행사를 반대했지만 협회장 등 일부가 강행했다는 것이다.

코로나로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다. 조직 내 다수의 만류 의견을 무시하고, 당국의 방역지침까지 외면하면서 다중이 모이는 행사를 강행했다. 도대체 어떤 생각을 갖고 행사를 개최한 것인가. 정말 황당하다.

최근 대구지역의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 추세이긴 하지만 방역당국에서는 코로나 2차 대유행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엄중한 상황이다. 전국의 초중고교는 등교 개학을 하지 못하고 오늘부터 학년별 순차적으로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한다. 개학을 4번이나 연기한 끝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방안이다.

우리 사회구성원 모두가 코로나 퇴치를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사회활동의 올스톱으로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등 취약계층에는 고통과 절망의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아직 긴장의 끈을 놓을 때가 아니다. 코로나의 피해가 가장 큰 대구는 더욱 그렇다. 모두의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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