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지고 있다. 9일 대구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50여 일 만에 신규 확진자는 가장 적은 4명이 발생했다. 안정적 감소 추세에 지역민들의 경계심이 풀어지고 있다. 대구·경북이 감염 차단의 마지막 고비를 맞았다. 고삐를 더욱 죄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민들은 그동안 잘 참아왔다. 세계인이 칭송하는 시민 정신을 보여 주었다. 감염 확진자가 뚝 떨어졌으나 방심은 금물이다. 자칫 마음을 놓았다가는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이달 19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했다. 하지만 대구·경북의 고속도로 이용 차량은 지역의 첫 확진자가 나오기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달 첫 주말 통행량이 지난 2월 첫 주를 넘어섰고 평일도 이전의 90% 중반 수준에 달했다고 한다. 봄나들이객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출퇴근길 시내 교통량도 거의 예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동성로 등 도심에는 젊은이들로 북적댄다. 문 닫았던 식당들도 속속 문을 열었다. 봄꽃이 절정을 이루면서 시민들이 봄꽃놀이 유혹에 빠질 때다. 자칫 코로나 재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동안 지역민들은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자발적인 격리에 들어갔고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됐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를 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의료인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함께 코로나19를 어느 정도 잡기에 이른 것이다.

조선시대에도 역병 확산을 막기 위해 격리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있었다. 한국국학진흥원이 조선시대 선비들의 일기와 실록을 통해 소개한 웹진의 역병 극복 사례에 나왔다. 의료 업무를 담당하던 관청인 활인서(活人署)는 성 밖에 출막이라는 임시 시설을 만들어 감염병 환자를 별도로 격리해 관리했다고 한다. 코로나19 생활치료시설이나 거점병원과 비슷한 시설이다.

시대를 막론하고 자가 격리와 거리두기가 감염병 차단의 요체임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지난 7일 대시민 담화문을 통해 “환자 수가 급격히 줄어들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총선으로 인한 이동과 집회, 해외 유입 확진자, 무증상 감염 가능성 등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다”며 2주 연장된 사회적 거리 두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한 바 있다.

세계인이 주목하고 있는 자가 격리와 거리두기는 감염 차단에 가장 효과적인 무기다. 이런 때일수록 건강수칙을 잘 지키고 거리두기라는 배려를 통해 코로나19를 퇴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봄꽃이 유혹해도, 가슴이 답답해도 모두가 조금만 더 참아야 한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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