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내 미래통합당 개표상황실에 후보자들의 이름과 사진이 인쇄된 개표 상황판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내 미래통합당 개표상황실에 후보자들의 이름과 사진이 인쇄된 개표 상황판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21대 총선에서 ‘역대급 참패’를 당한 미래통합당이 황교안 대표의 사퇴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과 조기 전당대회가 불가피해졌다.

정치권에서는 총선에 불출마한 통합당 유승민(대구 동구을) 의원과 김종인 당 총괄선대위원장 등이 구원투수로 거론되는 상태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의석 수를 합치면 집권여당 단독으로 180석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103석으로 개헌저지선(100석)을 간신히 넘겼다.

지역구 투표에선 민주당 163석, 통합당 84석, 정의당 1석, 무소속 5석의 순이다.

지난 15일 자정 가까운 시각, 서울 종로 선거에서 큰 표 차로 패배한 황 전 대표는 “이전에 약속한 대로 총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다”며 당 대표직을 사퇴했다.

자기 선거 및 진두지휘한 전국 선거에서도 참패했기에 대권주자로서는 치명상을 입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통합당 차기 당권 구도의 발빠른 재편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대구 수성갑 당선자인 주호영 의원은 이날 “당선자들을 중심으로 조속히 원내대표 될 사람을 선출해야 한다”며 “새 원내대표가 당 대표 대행을 수행하면서 수습책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넘볼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이외에도 바로 비대위로 전환하는 방식이나, 조경태 수석최고위원이 당 대표 대행을 하는 방안 또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유 의원이 당 지도부 구성 과정에서 전면에 나설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 관심이 모아진다.

유 의원은 이날 당 재건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 선택을 무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며 “백지 위에 새로운 정신 새로운 가치를 찾아 보수를 재건하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유승민계’로 불리는 류성걸(대구 동구갑), 강대식(대구 동구을), 김희국(군위·의성·청송·영덕), 김웅(서울 송파갑), 하태경(부산 해운대갑), 유의동(경기 평택) 후보의 당선으로 유 의원이 당내 입지는 다진 상태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야권 유력 대선후보로 꼽히는 유 의원이 당 비상대책위원회 전면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통합당 전략기획부총장인 송언석(김천) 의원은 이날 “선거 참패에 대한 원인을 짚고 정리할건 정리해서 8월 전당대회와 그 이후에 정국을 끌고 가기 위한 준비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당의 공천배제(컷오프) 결정에 반발해 대구 수성을에 무소속 출마 후 생환한 홍준표 당선인이 복당할 경우 당권을 둘러싼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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