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학교전담팀 김진호 경위||

▲ 대구 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학교전담팀 김진호 경위
▲ 대구 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학교전담팀 김진호 경위
김진호

대구 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학교전담팀

코로나19가 세상의 판도를 송두리째 바꿔 놓고 있다.

개학이 또 연기되면서 학생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학부모들의 우려 또한 적지 않다.

이런 난국에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일명 n번방 사건)은 모든 국민들의 공분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신상이 공개된 박사방 운영자 조모씨는 모두의 공적(公敵)이 되었고 법정 최고형으로 처단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사법당국은 이 사건 관련자들을 철저히 수사해 일벌백계해야 함은 물론, 유사한 성착취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력을 총동원해 사이버 성폭력 범죄를 근절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당연한 화두를 던지면서도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움을 느낀다.

‘과연 우리 자녀들은 사이버 성범죄 환경에서 자유로운지, 말 못 할 고민에 빠져 있는지 얼마나 관심을 가져보았는가?’라고 자문해본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뜨거운 교육열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학교전담경찰관으로서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여러분들의 자녀들을 둘러싼 사이버 환경이 얼마나 오염되어 있는지 알고 계신가요?’, ‘사이버성폭력이 어떤 식으로 일어나고 있는지 아시나요?’.

그리 어렵지 않은 질문처럼 보이지만, 대다수의 학부모가 선뜻 명쾌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자녀들이 접하고 있는 일상의 환경, 특히 스마트폰을 통한 그들만의 세계가 어떤지 세심하게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비대면)’가 대세인 요즘 집안에서 스마트폰과 마주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그래서 더 걱정이다.

청소년 선도와 보호를 주된 임무로 하는 학교전담경찰관으로서 걱정만 하고 있을 수 없어 깨끗한 사이버 환경을 만들기 위해 ‘대구서부경찰서(학교전담경찰관) 카카오 채널’을 개설해 상담과 홍보를 병행하기로 했다.

사이버 성폭력에 대한 학부모들의 이해를 돕고 청소년들이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으로 이용되기를 기대하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자녀들이 또 다른 ‘n번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한 번 더 살펴보기를 권한다.







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