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주 영광고등학교 전경.
▲ 영주 영광고등학교 전경.
올해 개교 66주년을 맞는 영주 영광고(교장 박병상)는 영주지역 최초로 설립된 3년제 사립계 남자 고등학교다.

대한예수교 장로회 경안노회 유지재단 이름으로 1954년 설립인가(3학급)를 받아 개교(영주리 88번지)한 뒤 1957년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 2018년 서울에서 열린 재경 영광인의 밤.
▲ 2018년 서울에서 열린 재경 영광인의 밤.
1961년 경안노회 유지재단에서 영광교육재단으로 변경됐다. 1983년 현재의 위치(상망동 산 49의 16번지 일대)로 옮겼다.

경천애인을 건학이념으로 삼고 있는 영광고는 자주적 인간, 문화적 인간, 창조적 인간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는 66년 전통을 가진 배움의 전당이다. 졸업생은 총 1만5천944명이다.

◆1970년 총동창회 결성

영광고 총동창회는 1970년부터 시작됐다.

1985년 총동창회장을 맡은 정명훈(8회, 6~10대) 동문을 시작으로 11대 정인수(1회), 12~13대 김엽(12회), 14대 김유석(15회), 15~16대 김덕호(15회) 회장이 동창회를 활성화시켰다.

▲ 송준우 영광고 총동창회장이 지난해 모교를 찾아 수능을 앞둔 후배들에게 찹쌀떡을 전달하고 있다.
▲ 송준우 영광고 총동창회장이 지난해 모교를 찾아 수능을 앞둔 후배들에게 찹쌀떡을 전달하고 있다.
17~18대 이진호(16회), 19대 노진기(14회), 20대 이규대(18회), 21대 김시용(19회), 22대 이재창(20회) 회장에 이어 23대 송준우(10회) 회장이 지난해부터 총동창회장직을 맡아 1만6천여 동문을 대표하고 있다.

특히 전봉욱(23회) 재경회장과 대구, 울산, 포항, 안동, 봉화 등 전국 각 지역 동문회장의 적극적인 리더십과 노력 덕분에 총동창회가 활기를 띠고 있다.

▲ 영광고 총동창회 재경 동문회가 지난해 서울, 경기권 대학에 진학한 후배들에게 환영회를 열어주고 있다.
▲ 영광고 총동창회 재경 동문회가 지난해 서울, 경기권 대학에 진학한 후배들에게 환영회를 열어주고 있다.
박재규(21회) 전 총동창회 사무국장은 “정명훈 회장이 10년간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동창회 조직활성화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며 “김엽 회장은 지역 내 최초로 총동창회 사무실을 열고 장학 규정을 명문화해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전통을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또 “김덕호 회장은 개교 50주년을 맞아 동창회 카페를 개설하는 한편 영광고 50년사를 발간, 학교와 동문들의 발자취를 기록으로 남겼다”고 전했다.

▲ 2018년 예천 한맥골프장에서 열린 영광골프회 정기라운딩에서 참석 동문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2018년 예천 한맥골프장에서 열린 영광골프회 정기라운딩에서 참석 동문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송준우 총동창회 회장은 “모교를 인재의 요람으로 육성시키고 1만6천여 동문의 친목을 도모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잊을 수 없는 추억

“봉화 재산에서 가정형편이 어려워 중학교는 검정고시를 쳤다.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고등학교를 선택한 것이 지금의 모교”라는 정명훈(8회) 동문은 “가정교사를 하며 학교에 다녔고, 학비는 장학금을 받고 다녔다”며 학창시절 모범생이었다는 것을 자랑했다.

▲ 지난해 영주의 한 예식장에서 열린 영광고 30회 동기 모임에서 회원들이 화합과 안전을 기원하는 윷놀이 행사를 가졌다.
▲ 지난해 영주의 한 예식장에서 열린 영광고 30회 동기 모임에서 회원들이 화합과 안전을 기원하는 윷놀이 행사를 가졌다.
김주영(10회) 동문은 “몇몇 선생님들의 지독한 제자사랑은 잊을 수가 없다”며 "당시 김왕현 영어 선생님은 아예 학생들에게 영어 교과서를 다 외우도록 했고, 교실 벽에는 미국의 유명 시인의 시와 공부거리를 영문으로 써 붙여 놓고 달달 외우게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 지난해 모교에서 열린 영광고 졸업 50주년 기념하는 홈커밍데이에 참여한 13회 동기들이 화합을 다지고 있다.
▲ 지난해 모교에서 열린 영광고 졸업 50주년 기념하는 홈커밍데이에 참여한 13회 동기들이 화합을 다지고 있다.
또 “고시를 볼 때나 국비 유학생 선발 시험 때 영어 공부를 하지 않고도 합격할 정도로 영어 실력은 대단했다”며 “영어 시험은 2등을 해본 기억이 없다. 이 모든 것이 선생님의 가르침 덕분”이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 영광고 총동창회 회원들이 지난해 열린 홈커밍데이 때 전시된 추억의 사진을 관람하고 있다.
▲ 영광고 총동창회 회원들이 지난해 열린 홈커밍데이 때 전시된 추억의 사진을 관람하고 있다.
김엽(12회) 동문은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해 가면서까지 재단과 싸워 공납금도 내리고 명문대 출신 선생님을 모셔오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했다.

“데모하는 학생을 잡으러 오는 선생님을 피해 뒷산으로 도망 다니기 일쑤였다”며 “덕분에 학생들의 요구 사항이 관철돼 주요 입시과목 선생님들이 교체되면서 학생들의 성적이 향상돼 당시(1968년)에는 꿈도 못 꾸던 서울대학교(이봉화·권오동)에 2명이 합격해 언론에 새로운 명문고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고 학창시절을 추억했다.

◆동문화합의 장과 모교사랑

영광고 총동창회 체육대회는 짝수년도 가을에 개최된다.

이날은 전국 각지에 흩어졌던 동문들이 모여 화합과 모교발전을 기원하는 축제날이다.

보고 싶었던 친구를 만나러 이날만을 기다리다 미국에서 날아오는 동문도 있다.

▲ 영광고 30회 동기들이 2018년 총동창회 체육대회를 주최했다.
▲ 영광고 30회 동기들이 2018년 총동창회 체육대회를 주최했다.
2000년 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총동창회 창립 30주년 기념행사 때는 1천500여 명의 동문이 참가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현재까지 그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이런 총동창회의 바탕에는 기수별 동기회가 든든한 뒷받침을 해준다.

특히 27회와 30회는 동기회 결성 이후 끈끈한 우정을 바탕으로 화합을 이어가고 있어 타 기수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체육대회가 열리지 않는 해는 소규모로 이뤄지는 40대 동문들이 주축을 이룬 기수별 체육대회가 열렸지만 현재는 척사대회(윷놀이)로 대체되고 있다.

또 영광골프회는 매달 정기라운딩을 통해 선후배 간 우의를 도모한다.

총동창회체육대회가 열리는 날은 모교도 축제분위기다. 이날 기수별로 모은 기금과 성공한 선배들이 내놓는 금일봉이 모교발전 기금과 후배 양성을 위한 장학금으로 전달된다.

무엇보다 어려운 환경에서 학교를 다닌 경험이 있는 동문들은 후배들이 가난으로 학업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매년 ‘묻지마’식 장학금도 선뜻 내놓는 날이기도 하다.

안병선(27회) 총동창회 사무국장은 “장학금 모금 방식과 지원방식이 다소 변경되는 바람에 차질을 빚기도 했지만 모교사랑은 지속되고 있다”며 “앞으로 후배들이 맘 놓고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장학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모교를 빛낸 동문

영광고는 1만6천여 명의 동문이 전국 각지에 자리를 잡고 있다.

오랜 역사에 비례해 많은 인재도 배출했다.

▲ 지난해 열린 영광고 총동창회 정기총회 및 동창회장 이·취임식에서 23대 회장으로 취임한 송준우 회장이 동창회 깃발을 흔들고 있다.
▲ 지난해 열린 영광고 총동창회 정기총회 및 동창회장 이·취임식에서 23대 회장으로 취임한 송준우 회장이 동창회 깃발을 흔들고 있다.
정·관계에는 이민홍(4회) 전 육군소장, 김주영(10회) 전 영주시장, 박성만(27회) 전 경북도의회 부의장, 송준우(10회) 전 영주시의회 의장, 김엽(12회) 전 국회입법정책연구회 부회장, 장대봉(11회) 전 영주경찰서장, 이규대(18회) 전 영주산림조합장, 홍현국(10회) 전 대구지방국세청장, 민봉기(31) 금융감독원 부국장 등이 있다.

법조계에는 장달원(22회)·장영섭(28회)·권정(32회)·정병환(32회)·장기영(35회)·이경철(36회)·남성덕(42회) 변호사, 장수덕(11회) 국제변호사 등이 있다.

언론계는 김판국(11회) 전 경향신문 시사만화작가, 안재기(11회) 전 MBC 뉴욕특파원 등 다수가 있다.

재계에는 서병문(7회) 중기중앙회 부회장, 정명훈(8회) 전 영주상공의회소 회장, 강평구(6회) 전 보성하이텍 회장, 반원익(16회) 전 한국승강기공업협동조합 이사장, 김덕호(15회) 일맥의료재단 이사장, 송인혁(30회) 오티스 상무 등이 있다.

이 밖에 문화예술계 이성문(31회), 교육계 김광윤(13회) 아주대 교수, 김태한(22회) 인하대 교수 등이 있다.



◆송준우 총동창회장 인터뷰

▲ 영광고 총동창회 송준우 회장
▲ 영광고 총동창회 송준우 회장
송준우 회장은 10회 졸업생이다.

제1~3대 영주시의회 의원과 영주시의회 의장을 역임했다.

송 회장은 동문들의 인재 발굴과 사회적 리더 양성을 총동창회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동문들의 사회적 기부와 재능 기부로 후배들의 사회 적응 과정을 이끌어줘야 한다”며 “동문과 동문, 동문과 사회가 서로 돕는 영광고 총동창회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송 회장은 “훌륭하고 유능한 동문들이 많지만 동창회장직으로 추대를 받고 많이 망설였다”며 “화합과 협력을 통해 총동창회가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가교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동창회의 주축을 이루는 50대 기수들은 한창 영광고가 성장하던 시기에 재학했던 동문들이다”며 “동문들의 노력이 합쳐진 영광고의 경험과 자신감이 모교를 정상의 위치까지 올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송 회장은 역대 총동창회 선배들의 노력에 깊은 감사와 애정을 표시하며 “수많은 인재가 배출되면서 동창회를 중심으로 결속력을 다질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 총동창회를 이끌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송준우 회장은 동문들에게 “영광인의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모교의 건학이념인 경천애인을 바탕으로 밝고 힘찬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동문들이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주은 기자 juwuery@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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