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통합당 김종인 전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자택을 나서며 차에 오르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전날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고, 비대위원장에 김 전 위원장을 영입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 미래통합당 김종인 전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자택을 나서며 차에 오르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전날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고, 비대위원장에 김 전 위원장을 영입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23일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하기 전부터 통합당에서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권한과 임기에 대해 당내에서 이견이 나오고 있는 것.

4·15 총선 참패 수습을 위해 김 전 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오히려 당내 갈등만 깊어지고 있다.

통합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에서 당선된 홍준표 당선인은 김 전 위원장을 향해 “누군 자존심도 없는 줄 아냐”면서 발끈했다.

홍 당선인은 지난 22일 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아무리 당이 망가졌기로서니 기한 없는 무제한 권한을 달라고 하는 것은 당을 너무 얕보는 처사 아닌가”라며 노골적으로 반발했다.

이같은 홍 당선자의 발언은 그동안 비대위 체제로 당을 추슬러야 하며 비대위원장 감으로는 카리스마가 있는 김 전 위원장도 괜찮다는 태도를 취해 온 홍 전 당선인이 김 전 위원장의 “기한 제한없이 전권을 줘야만 비대위원장을 맡을지 어떨지 생각할 수 있다"고 하자 ‘너무 앞서간다’며 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버릴 때는 아니라고 본다”면서 “차라리 ‘헤쳐 모여’ 하는 것이 바른 길이 아닌가”라고 ‘김종인 비대위원장’ 카드 포기론을 주장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총선 패배 이후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재창당 수준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통합당 조해진 당선인은 김 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위촉할 경우 “정치적 금치산자들이라고 스스로 선언하는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또 ‘당이 자주적 역량이 없어서 식민통치를 자청하는 것’에 비유하며 비대위 체제를 반대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심재철 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김 전 위원장을 만나 비대위원장직 수락을 재차 요청했다.

심 대행은 국회에서 “무기한 전권 위임이라는 표현을 올바르지 않다”면서도 “그런데 (김 전 위원장이) 7~8월 전당대회는 곤란하다고 얘기했으니 그 부분에 대해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이 수락하면 통합당은 다음 주 초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비대위원장 선임 건을 처리하게 된다.

다만 당내 반발이 이렇게 표면에 드러난 상태에서 안정적으로 비대위가 출범할 수 있을지도 아직 미지수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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