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 원대동에 거주하는 최문호씨||대구 북구 도청교 인근 물에 빠진 7세 남아 구해|

▲ 지난 1일 오후 도청교 인근 신천둔치 산책로에서 물에 빠진 7세 남자 아이를 구한 최문호(53)씨.
▲ 지난 1일 오후 도청교 인근 신천둔치 산책로에서 물에 빠진 7세 남자 아이를 구한 최문호(53)씨.








대구의 한 시민이 물에 빠진 어린이를 구한 사실이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최문호(53·대구 서구 원대동)씨가 그 주인공으로 그는 지난 1일 오후 도청교 인근 신천둔치 산책로에서 물에 빠진 7세 남자아이를 구한 시민 ‘영웅’이다.



며칠 동안의 수소문 끝에 23일 최씨를 만날 수 있었다.



최씨는 “저도 자식을 키우는 부모여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습니다. 단지 아이를 살려내야 한다는 마음뿐이었지요”라고 당시의 심경을 밝혔다.



이날 최씨는 칠성시장에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신천둔치 산책로를 지나가던 중 “사람이 물에 빠졌다”는 다급한 외침을 들었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본능적으로 물속으로 뛰어 들었고 몇 분 후 아이를 물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최씨는 “아이의 할머니가 ‘사람 살려’라고 소리쳤고,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곳으로 가보니 아이가 물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다”며 “긴박한 상황인데도 많은 이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어 지체할 틈이 없었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떠 올렸다.



최씨는 어린 생명을 구할 수 있었던 건 천운이었다고 한다. 자전거 타이어를 교체한 후 속력을 내 달려가던 중이었다는 것.



아마 평상시 속도로 천천히 자전거를 탔다면 사고 현장에 5분도 넘어서야 도착했을 거라는 얘기다.



그는 “하마터면 ‘골든타임’을 놓칠 뻔 한 순간이었다”며 “아이를 물에서 건져내고 얼굴을 살펴보니 하얗게 질려있는 상태였고, 곧바로 심폐 소생술을 실시하자 물을 토해냈다”고 말했다.



이 아이는 산책로 인근에서 공놀이를 하다가 공이 물에 빠지자 공을 건지려고 물속에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대구시 차원에서 신천 주변의 안전장치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신천둔치 구간마다 안전장치 설치가 제각각이라 상당히 위험한 곳이 많다”며 “심폐 소생술 후 울음을 터트리는 아이의 모습을 보자, 어린이들을 위한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가슴 깊이 느꼈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아이를 구출한 후 어떠한 보상도 원하지 않았다. 그의 인적 사항을 확인한 경찰 측에서도 감사패를 수여하려 했지만 모두 거절했다.



그는 “아이의 할머니가 고맙다며 사례를 하려 하자 괜찮다고 정중히 거절했다”며 “보상을 받기 위해 한 일이 아니라서 아이가 건강하다면 됐다”고 고사했다.



최씨는 “‘백가내 자연’이라는 친환경 식물영양소 제조업을 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사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며 “아이를 구한 후 친구나 지인들이 ‘용감하다’, ‘대단하다’는 용기를 북돋워 줬고, 특히 자녀들에게 ‘자랑스럽다’는 얘기를 들은 후 자신감이 붙어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리고 있다”고 웃음 지었다.















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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