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목적 방사광가속기’ 포항 유치를 위해 지역 광역 및 기초 지자체, 대학, 연구기관, 경제단체 등이 하나가 돼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방사광가속기는 기초과학과 산업기술 연구 능력을 높이는 국책 연구시설이다. 물질의 미세구조 현상을 분석하는 초정밀 거대 현미경이다. 반도체, 신소재, 바이오 등 국가 전략산업을 한단계 레벨업시키는 핵심역할을 한다. 코로나19와 같은 난치병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앞당기는 첨단 연구장비이기도 하다. 기초과학부터 산업 현장의 실용적 연구까지 활용범위가 무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업비 1조 원이 투입되는 방사광가속기는 생산유발 효과 6조7천억 원, 부가가치 효과 2조4천억 원, 고용창출 효과 13만7천여 명 등이 기대되는 거대 프로젝트다.

경북도, 포항시, 연구기관, 경제단체 등 지역 각계 대표들은 경북유치위원회를 구성하고 포항유치의 당위성을 외치고 있다. 경북유치위는 “정치인들은 부당한 개입과 영향력 행사를 즉각 중지해야 하며, 정부는 투명하게 최적의 입지를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정이 녹록한 것은 아니다. 현재 방사광가속기는 포항을 비롯해 충북 오창, 강원 춘천, 전남 나주 등 4개 지자체가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4·15 총선 과정에서는 발언을 취소하긴 했지만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광주·전남지역 유치를 시사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또 정부의 입지선정 기준이 수도권 인근에 유리하게 설정됐다는 지적도 흘러나오고 있다.

경북유치위 관계자들은 “한국 과학기술발전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가속기를 한 곳에 집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선택과 집중’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포항에는 3,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있고 인접한 경주에 양성자가속기가 있다. 가속기의 집적화는 세계적 추세다. 포항에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를 건립하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범대구경북권에는 포스텍,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울산과학기술원 등 3개의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이 있어 기초와 원천 연구에 유리하다. 방사광가속기가 포항에 뿌리내리면 경북의 반도체 기업, 이차전지 분야 소재기업, 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 한국뇌연구원 등을 기반으로 한 실용화 연구도 활성화 될 것이다.

최종 후보지는 다음달 7일 선정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과학기술과 국가 미래산업 발전이라는 사업 취지에 맞게 공정하고 투명하게 입지를 선정해야 한다. 현 정부 들어 나타난 TK패싱이 되풀이 돼선 안된다. 세계적 과학 경쟁력을 입지 선정 기준의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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