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생 초기 대구시가 최초로 도입해 무증상 또는 경증 환자를 격리·치료해 온 15곳 등 16곳의 생활치료센터 운영이 30일 모두 종료된다. 지역 신규 확진자 수가 급격히 줄어 안정화 추세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생활치료센터는 하루 수 백 명씩 확진자가 발생하던 급박한 상황에서 개소(3월2일)해 전담 병상 부족을 해결하고 고위험군 전수조사 등을 통해 성공적으로 감염을 차단할 수 있도록 해 코로나 극복의 공신이 됐다.

29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9명이다. 누적 확진자 수는 1만761명. 신규 확진자 중 5명은 해외유입, 4명(대구 3명, 경기 1명)은 지역발생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대구에서 확진자가 급격히 늘면서 유휴 병상이 없어 자가에서 입원 대기 중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했다. 무증상 및 경증환자가 잇따라 급격한 추가 확산이 우려됐다. 이에 대구시와 지역 의료계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 끝에 생활치료센터를 도입했다. 중증과 경증 환자를 분리, 격리·치료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면서 두 달 만에 대구가 ‘코로나19’를 조기 안정화시키는 바탕이 됐다.

정부와 대구시는 30일 중앙교육연수원과 영덕 삼성인력개발원을 끝으로 생활치료센터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대구·경북 생활치료센터를 통해 총 3천37명의 환자가 완치됐다. 대구·경북 전체 완치자의 약 42%에 해당한다. 마지막 2곳에 남은 환자 72명은 29일 중 병원으로 옮겨 계속 치료한다.

생활치료센터는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비대면 환자 모니터링 등과 함께 성공적인 코로나19 대응 사례로 꼽힌다. 대구 시민들도 생활치료센터에 대해 후한 평가를 한다. 대구시 여론조사 결과 대구의 코로나19 확산이 안정화된 이유로 의료진과 공무원, 자원봉사자 등의 노력을 가장 많이 꼽았다. 생활치료센터도 큰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정부는 생활치료센터의 시설 인력 기준, 환자 관리 방법 등을 표준화해 향후 감염병 발생 시 모델로 활용키로 했다고 29일 발표했다. 또한 국제 기준에 맞게 표준화해 K-방역 모델의 핵심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코로나 사태가 이 정도로 수습되기까지는 시민들의 자발적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자가 격리 등 시민 정신이 큰 힘이 됐다. 코로나 사태를 통해 우리는 좌절이 아닌 희망을 봤다. 세계적 방역 모범국가로 우뚝 섰다. 대구의 의료 한류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시민이 함께 하면 어떤 고난도 이겨낼 수 있다는 대구 정신을 확인했다. 이제 고난의 터널도 끝이 보인다. 의료인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대구 시민이 자랑스럽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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