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대구지역 사찰에 신도·시민들 행렬 이어져||신도들,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하며 코로나

▲ 지난달 30일 오전 대구 남구 관음사 법당에서 시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절을 드리고 있다.
▲ 지난달 30일 오전 대구 남구 관음사 법당에서 시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절을 드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부처님 오신 날’에도 사찰들의 연등회와 법요식이 연기됐지만, 사찰을 찾는 신도들의 발길은 이어졌다.



다행히 사찰을 비롯한 지역 곳곳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이미 기본 행동수칙이 된 것으로 보였다.



지난달 30일 오전 11시 대구지역 천태종 대표 사찰인 수성구 동대사.

신도들로 북적였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는 잘 지켜지고 있었다.



또 산을 올라오느라 힘든 신도들을 위한 쉼터에는 좌석 배치를 2m 이상씩 띄워 놓았다.

손 세정제가 사찰 곳곳에 배치됐으며, 법당 안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발열 검사와 연락처·이름 등을 기재해야 했다.



자율적으로 이뤄지던 불상에 대한 합장도, 관계자들의 엄격한 통제 하에 한 명씩 순서대로 이뤄졌다.



연등을 달기 위한 신청 줄이 이어졌지만, 시민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연스레 거리를 벌리는 모습이었다.



‘부처님 오신 날’의 별미인 ‘절밥’도 이번에는 무지개떡과 생수로 대체됐다. 한 시민은 절밥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소리에 아쉬움에 한숨을 내쉬기도.



오랜만에 만난 신도들은 코로나 걱정과 더불어 서로의 안부를 나눴다. 반가움은 악수 대신 합장으로 표현했다.



신정숙(62·여·수성구)씨는 “최근 대구지역에는 우울한 소식밖에 없었다. 오늘 부처님께 대구의 코로나 극복과 가족과 친지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도드리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이날은 기존 법요식 대신 관불의식과 코로나19 극복 기도가 진행됐다.

관불의식은 아기 부처님 탄생조각상에 작은 표주박으로 감로수를 붓는 의식이다.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시민들의 긴 행렬이 이어졌고, 사찰 관계자들은 이들의 거리를 조정하고 발열 검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대구불교총연합회는 이날 오후 7시 중구 국채보상기념공원에서 ‘달구벌 희망의 점등식’을 개최했다.

다만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참석자를 제한하고,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했다.



관등놀이 행사의 백미인 연등회와 연등행렬도 취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속 축소된 ‘부처님 오신 날’ 행사에도 시민들은 코로나 극복의 희망을 보고 있었다.



최재천(66·동구)씨는 “불과 한 달 전만 하더라도 이렇게 사찰에 모여 다 같이 합장을 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 못했었다”며 “대구가 코로나 이전으로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끝까지 인내해 다함께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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