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월드 이동군 대표
▲ 군월드 이동군 대표
겪은 후에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코로나 19 라는 미증유의 위기를 겪은 후에 양질의 의료시스템과 드라이브 스루 선별검사의 독창성 그리고 들불처럼 피어오른 응원릴레이와 어우러진 공동체의 클리셰 등이 그것이다. 물론 이 와중에도 진영논리에 매몰된 정치적 이합집산이 ‘대구 코로나’, ‘대구 차단’ 등의 패악을 부렸지만 말이다.



외신만이 안다. 700명 이상의 확진 자가 발생한 그날. 특정국가 및 지역 혐오 논란으로 자제하던 ‘우한 폐렴’ 대신, ‘대구 코로나’, ‘대구 발 폐렴’의 자막이 특정 뉴스 채널을 시발로 화면 곳곳 자욱하던 그때, 그때의 대구는 누구도 혐오하지 않았다.

대구를 향한 온갖 폄훼와 왜곡을 쏟아내던 여타 지역에 되려 피해가 갈까 대구인은 대구를 떠나지 않았다. 함께 살고자 사재기를 하지 않았다.

참고, 절제하며, 믿기 힘들만큼의 고요와 냉정을 유지했다. 모두를 숙연케 하는 ‘대구의 품격’을 보였다. 하지만 국민에 고맙고 송구하며, 의료진에 고맙고 미안하며, 질병관리본부에 고마워 덕분이라던 정부는 마지막까지 대구의 상처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엑소더스 없이 견뎌 줘 “고마워”, 사태 종식의 최전선에 있어준 덴 “덕분에“ 라는 작은 위무도, 조용한 언급조차 없었다. 다만 대구가 빠진 자리엔 정부의 방역시스템이 ‘세계 표준’으로 거듭한다는 ‘방역 띄우기’ 만 덩그러니.



외신이 주목한 대구의 저력을 ‘대구인’ 은 안다. 이처럼 공감근육이 남다른 애족의 성지 ‘아는 대구’ 여서 섣부르지 않은 선으로 숫자 ‘3729’에 주목한다.

코로나 19의 광풍을 맨살로 짊어진 의료 인력의 수. 이중 ‘3022’명은 광풍의 핵인 대구에서 활동했다. 억울한 터부시를 맨몸으로 당해본 대구라서 ‘미안하다’, ‘사랑한다’, ‘고맙다’, ‘덕분이다’ 의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또 가슴 따듯해지는 ‘덕분에 챌린지’가 단순 시그니처에 희석됨을 원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지침에 따른 보상 외에도 전시와 다름없는 국가적 재난사태 극복을 위해 헌신한 의료진들에 유공자격과 맞먹는 각별한 예우를 바란다. 아울러 코로나19가 지역사회로 확산된 어려움 속에서도 진료활동을 거두지 않은 의료기관에 대한 보상 대책 역시 간과돼선 안 된다.



현재진행형이긴 하나 코로나 이후 전 방위적 대안 에도 복안을 내야 할 터다.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어제와 오늘을 반면교사 삼아 내일의 이음꼴을 갖춤이 옳다.

코로나 사태로 생산 및 유통 방식에 하릴없는 ‘다름’을 맞이해야한다면, 변화에 혁신을 포갠 ‘변혁’이 그만이다. 하드웨어의 세상은 진즉에 저물고 소프트웨어의 범람이 자명한 터. 코로나로 말미암아 근무는 재택으로, 개학은 온라인으로, 의료는 원격으로, 이는 단편적 오늘이 아닌, 사회'경제의 장편적 내일에 방점을 찍는다.



빅 데이터를 통한 유동 인구 분석, 골목 단위 상권체크를 통한 통합마케팅이 이목을 사로잡는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 비대면, 비접촉의 프레임이 형성됐다. 그 프레임 속 초실감을 품은 양방향 교육과 물류의 비대면 프로세스, 리쇼어링 정책을 위시로 한 제조업, 금융거래의 비대면 실현을 위한 생체인증 기술 등이 주목받고 있다.



과거 치료에 중점을 둔 헬스 케어 산업은 미래 ‘공중보건’ 으로의 태세전환을 이미 마쳤다. 원활한 비대면 소통 영위를 위한 중계서비스 구축과 기존 엔터테이너 적 요소를 넘어 (전염병) 환자 수송의 안전성 제고에 나선 자율주행 역시 코로나로 인한 선 순환적 산물 중 하나다.



호사다마라고 했다. 코로나 19의 장해를 디딘 채,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와 디지털산업단지를 재정비하고, 대구국제미래차엑스포를 재활성화하며, 지역경제를 이끌 미래형 자동차산업의 어젠더를 코로나 이후의 포커스로 재조정해야 할 오늘은 ‘적기’다.



온건한 보수의 성지 대구는 이제 혁신의 말을 타고 고삐를 죔으로써, 보수의 심장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킬 당위가 있다.

냉정한 나와 따뜻한 당신, 이번 코로나 속 지옥같은 형극을 지혜로이 넘긴 대구사람을 봤기에 희망은 선명하다. 대구 먹거리를 위협한 코로나가 아이러니하게 대구 먹거리를 책임질 코로나(왕관)로 등극해야 할 이유를 여기서 찾는다.



대구에게 지금의 코로나 19란, 감사함과 부듯함을 담뿍 버무린 ‘스마트 대구’로의 격발 전 방아쇠 혹은 지역 내 디지털 인프라 구축의 혁신적 모멘텀 그 사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군월드 이동군 대표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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