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뀔 미래를 미리 만나다) 1. 코로나19, 일상의 패러다임을 통째 바꾸는 아이콘

발행일 2020-05-03 20: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시민들의 가족 유대감과 식생활 및 취미생활 변화

3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지역 내 한 주택조합 정기총회에서 참석자들이 사회적 거리를 실천하며 앉아 있다. 사진 신영준 기자.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코로나19.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하나가 우리가 사는 세상의 틀을 고작 100여일 만에 하나둘씩 바꿔 놓고 있다.

누군가 죽음과의 끈질긴 싸움을 할 동안 남은 이들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부문에서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일상을 살아야 했다.

이젠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게 만든 코로나19의 학습효과는 우리 미래를 변화시킬 패러다임으로 재정립 되고 있다.

그리고 싫든 좋든 포스트 코로나는 막이 올랐다. 달라질 세상을 각 부문별로 미리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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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의 한 중심지였던 대구도 지역사회 감염이 한 자릿수로 줄어들면서 시민들은 일상으로의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복귀할 일상은 불과 100일 전과는 판이하게 다를 것이다.

그 중심에 ‘사회적 거리두기’와 ‘언택트(UNTACT·비대면) 문화’가 있다.

만나는 즐거움이나 정겨움 보다는 일상화된 거리두기로 소셜네트워크가 교감을 나누는 공간으로 빠르게 정착하고 있다.

일터 역시 오프라인 출퇴근과 재택근무 병행, 화상회의 등의 업무환경 변화가 발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일상 역시 온라인 소비 확산에다 혼밥·혼술의 사시적 시각도 옛날이야기로 남게 됐다.

이런 흐름의 중심에 거리두기와 언택트 문화가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이같은 비대면문화가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까. 지금으로선 부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대구시 사회조사 통계에 따르면 대구시민들의 주관적 생활만족도 ‘만족’ 부분에서 주관적 만족도와 건강상태, 재정상태, 가정생활 등의 지표가 각각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5%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아픔을 겪은 대구시민의 생활만족도 성장은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북대 사회학과 김규원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여파로 대인과의 접촉이 줄어들면서 공동체적 생활에 익숙한 시민들의 삶이 언택트 문화로 변화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대구·경북의 대외적인 인식이 낮아질 수도 있고 지역 방역의 모범 사례로 인해 자긍심으로 보여질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익사회에서 삶의 만족도가 부정적으로 흐르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가족이나 가정을 떠올렸을 때의 만족도는 의외로 커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온라인 업무환경이 대부분 재택근무와 맞물리면서 가정생활의 변화, 가족의 유대감 강화는 현대사회의 가족해체나 붕괴를 다소나마 늦출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쁜 일상에서 정서적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우선 요소인 가족애가 코로나19로 인해 견고해지고 있다는 것.

이는 취미생활에서도 드러난다.

코로나19 기간 ‘집콕놀이’를 즐기려 영화·운동 등 취미 생활을 가정에서 즐기는 이들이 늘다 보니 건강한 가족문화가 붐처럼 확산되고 있다.

영남대 사회학과 허창덕 교수는 “평범한 일상이 주는 소소한 행복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가족과의 유대감 또한 친밀해질 것”이라며 “코로나19 극복 후 가족과의 일상생활은 더 친밀해지고 평화로우며 소프트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가족애의 견고함은 식생활의 변화도 초래했다.

코로나19로 가계 소비를 줄이는 집밥 시간이 늘어나면서 식탁 문화도 변화됐다.

계명대 식품영양학과 최미경 교수는 “‘집밥족’이 늘어나면서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집밥을 효율적으로 먹을 수 있는 방법이 많아진 까닭에 예전보다 집밥 식탁의 대중화가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소비 패턴의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는 온라인 구매가 증가하면서 택배 문화의 대중화도 가속화 되고 있다.

대구·경북지방우정청에 따르면 올해 2~4월 택배 배달 물량은 지난해 대비 5%가량 증가했다.

대구·경북지방우정청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택배 문화의 편의성을 경험한 이들이 많아져 손쉽게 이용 가능 한 온라인 택배 문화가 더 확장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 결혼식과 장례식 등 관혼상제의 언택트 문화도 급속히 변화되고 있다.

가족들끼리 결혼식을 하는 ‘작은 결혼식’ 문화가 정착됐고, 축하도 전화로 대신한다. 축의금과 조의금도 간편하게 입금하는 언택트 문화가 정착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국 좋고 싫고의 판단 이전에 코로나 19는 수백년 동안 지속돼 온 사람들의 생활습관과 대중문화를 일시에 바꿔놓은 변화의 주체란 점은 부인할 수 없게 됐다.

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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