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도산면 갤러리 예(藝)에서 ‘주관적 경험과 내적 표현의 심상풍경(心象風景)’

▲ 조약돌 화가 남학호의 작품전 ‘석심(생명)展’이 안동 도산면에 위치한 ‘갤러리 예’에서 열린다.
▲ 조약돌 화가 남학호의 작품전 ‘석심(생명)展’이 안동 도산면에 위치한 ‘갤러리 예’에서 열린다.
“화가의 길을 걷게 된 지 어느덧 40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거기다 조약돌 그림만 30년. 이제 화가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은 진짜 그림을 보여 줄 때가 아닌가 여겨집니다.”

석심(石心)화가. 조약돌 화가로도 불리는 남학호 화가의 작품전 ‘석심(생명)展’이 오는 8일부터 27일까지 안동 藝(예)끼마을 ‘갤러리 예’에서 열린다. 화업 40년을 기념해 100호 이상의 대작을 위주로 발표한다.

작가의 작품 소재인 조약돌은 모양이 제각각이지만 모서리가 둥글둥글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 오랜 세월 쉼없이 구르고 굴러 둥글둥글한 모양이 됐다. 작가는 영덕 병곡에서 태어났다. 고향 바닷가에서 늘 보았던 돌은 그의 호기심을 끌어내기에 충분한 것 이었다. 어느날 돌을 유심히 관찰하고 탐색해가면서 화폭으로 옮기기 시작 했다. 그렇게 조약돌은 어느새 부터인가 그에게 친숙한 그림 소재가 됐다.

작가의 작품 제목을 보면 그동안 일관되게 연작된 ‘석심(石心) - 생명(生命)’이다. ‘석심’은 유년기의 추억이며, 오랜 시간 세상을 둥글게 깎아온 그의 마음을 담은 ‘돌’이다.

▲ 조약돌 화가 남학호의 작품전 ‘석심(생명)展’이 안동 도산면에 위치한 ‘갤러리 예’에서 열린다.
▲ 조약돌 화가 남학호의 작품전 ‘석심(생명)展’이 안동 도산면에 위치한 ‘갤러리 예’에서 열린다.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약돌에 나비 한마리가 앉아있다. 그는 나비가 되어 둥글둥글한 조약돌 사이를 유영하고 있다.

미술평론가 장미진 씨는 “돌들이 함축하고 있는 시공간의 지층과 존재간의 상호관계를 섬세하고 정교한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면서 “시각적 리얼리티의 정감적 변용”이라고 했다. 또 “한국화가의 기본 필법과 채색법 등의 기법을 기저로 해 작가만의 개성적인 방식으로 그리기의 전통을 고수하면서 또 다른 묘법으로 인간적 감성을 자극하는 ‘동시대 미술의 문맥에서 본 회화의 역공법’을 구현 한다”고 평했다.

그가 그리는 ‘돌’ 묘사를 자세히 관찰하면 현실의 돌과 같이 생생하고 사실적이다. 서양 미술의 한 경향으로 ‘극사실주의’ 표현기법이다. 하지만 그의 사실적인 표현은 ‘극사실주의’가 나타내고 있는 작가의 의식조차 배제된 서양의 그것과는 다르다. 그의 ‘돌’은 의식 속에 꾹꾹 담아놓은 생명이 있는 그 만의 ‘돌’인 것이다. 이 ‘돌’은 그와 함께 생생히 살아 움직이고 있다.

시인 김동원은 ‘남학호 화백의 석심전에 부쳐’라는 글에서 “조약돌 속에는 다알리아 꽃향기가 난다. 아니, 장미꽃 향기가 난다”고 표현했다.

▲ 석심화가 남학호의 개인전이 안동시 도산면 ‘갤러리 예’에서 열린다. 100호 이상의 대작이 선보인다.
▲ 석심화가 남학호의 개인전이 안동시 도산면 ‘갤러리 예’에서 열린다. 100호 이상의 대작이 선보인다.
작가의 작품에는 조약돌에 비해 왜소해 보이는 나비가 필연적으로 등장한다. 작가의 심상을 반영하는 ‘생명의 화신’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안겨준다. 그림에서 나비는 행복과 장수와 복을 가져다주는 상징이다.

석심화가 남학호는 대구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대한민국미술대전 운영 및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대구문화예술회관 기획전, 클레이아크미술관 기획전, 광주문화예술회관 기획전 등 지금까지 수백회의 초대전에 참여했고, 신라미술대전, 대구시미술대전, 경북미술대전에서 ‘초대작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안동시 도산면에 위치한 ‘갤러리 예’에서 열리는 남학호 화가의 개인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문의: 010-2991-7343.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