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항

대구지방기상청장

지난해 겨울철(12월~2월)기온은 1973년 이후 가장 높았다. 대구와 경북의 평균기온은 3.4℃로 평년보다 2.6℃나 높아 기후변화 속에서 이례적으로 가장 따뜻했던 겨울로 기록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농업 분야에 우려했던 일이 발생했다. 따뜻한 겨울로 봄철 개화시기가 앞당겨졌고, 올해 4월에는 저온현상이 반복되면서 경북지역 과수의 저온 피해가 크게 나타났다.

4월 들어 의성의 최저기온이 영하를 기록한 날은 총 9일이었으며 특히 4월 6일은 영하 4.3℃를 기록하였다. 경북도가 잠정 집계한 4월까지의 농산물 피해는 3천여ha에 달하며 과수 농가가 많은 상주와 의성은 각각 4백여ha 넘게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기상기후와 농업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기상은 과수 생육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기후변화의 추세인 기온 상승은 이른 개화와 정상적인 생육을 방해하는 등 생육 시기와 재배 환경을 변화시킨다.

경북도는 전국에서 과수 생산량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2015년 통계청 과수 재배 농가 및 면적 총 조사에 따르면 전국 32만여 농가 중 9만여 농가가 경북도에서 과수 재배에 종사(전국의 28%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도에서도 상주와 의성은 과수 농가수가 가장 많고 재배면적이 가장 넓은 지역이다. 전국 과수 생산량 1위를 차지하는 경북지역은 기상기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연구‧현업조직을 통해 농가를 돕고 있으나 올해의 과수 피해와 같은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해 농업·기상 맞춤형 서비스 개발과 활용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대구지방기상청은 올해 경북지역 과수산업을 맞춤 지원하는 ‘상주‧의성 대표 과수 지역기상융합서비스 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대표 과수는 감, 자두, 복숭아, 사과, 포도 등 5가지 종류이며 과수별 특화된 맞춤 기상재해 조기경보 서비스를 개발하여 농가에 직접 제공하게 된다.

상주와 의성의 최근 5년 간의 단위면적당 과수 생산량을 살펴보면 사과와 복숭아는 큰 변화가 없으나 포도와 감, 자두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지역기상융합서비스 개발을 통한 예측정보 제공으로 기상재해로 인한 과수 피해 최소화 및 생산량 증가를 가속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지방기상청을 포함하여 총 6개 기관(경북도농업기술원, 상주시, 의성군, 상주시농업기술센터, 의성군농업기술센터)이 지난해부터 경북 농업분야 서비스 개발에 관한 협업을 준비하였고 최종적으로 상주와 의성지역의 대표 과수 5종에 대한 서비스 개발 사업을 선정하였다. 대구지방기상청은 예산을 투입하여 사업을 관리하며 경북도농업기술원은 전문화된 농업기술 및 서비스 지원을 상주시와 의성군은 과거 기상재해 피해사례에 대한 상세한 통계자료 조사·제공을, 상주시 및 의성군의 농업기술센터는 농업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하고 서비스의 홍보 및 교육 등 각 기관의 역할을 수행하며 ‘정보사용자협의회’를 구성하여 사업의 추진사항을 상호 공유하고 지원한다.

사업 내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사업 대상 과수의 생육과정 및 최근 10년 간의 기상재해 특성을 조사‧분석‧연구한다. 이를 기반으로 예측정보 알고리즘을 개발하여 실시간 기상정보와 예측 기상정보, 생육 단계별 위험인자를 고려한 생육과정별 농업·기상 융합 예측정보를 생산한다.

서비스는 플랫폼 형태로 구축하여 경북도농업기술원 웹사이트를 통해 제공하게 되며, 수요자들이 쉽고 편리하게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된다. 수요자는 자신이 원하는 지역, 과수 종류, 기상재해 종류별로 예측정보를 선택하여 확인할 수 있으며 모바일 앱을 통해 실시간 예측정보 메시지를 제공 받게 된다.

미래를 대비하는 신품종 육성도 중요하지만 생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당면 과제는 현재의 생산성 향상과 고소득 창출이다. 대구지방기상청과 경북도농업기술원, 상주시, 의성군은 상호 협력을 통해 농업-기상 융합 예측정보를 개발하고 과수 농가에 직접적으로 서비스하여 기상재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생산 품종의 경제적 가치를 향상시켜 지역 농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대구지방기상청과 농업관련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대한민국 농업 발전을 선도하는 경북도가 되기를 기대한다.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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