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빠르게 잘한 것…의료원 병상 800개 미리 확보해놓은 것” || “하루빨리 도내

▲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 2월6일 포항의료원을 방문해 음압장비와 병상 등 병원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경북도가 첫 코로나19 확진자(2월19일)가 나온 다음날 3개 의료원 800병상 확보 추진 조치를 내린 것은 이 지사의 이같은 발빠른 현장 확인 덕분이다. 경북도 제공.
▲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 2월6일 포항의료원을 방문해 음압장비와 병상 등 병원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경북도가 첫 코로나19 확진자(2월19일)가 나온 다음날 3개 의료원 800병상 확보 추진 조치를 내린 것은 이 지사의 이같은 발빠른 현장 확인 덕분이다. 경북도 제공.




10일 0시 기준 엿새째 지역확진환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으면서 경북도의 코로나19 극복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이어서 누구도 앞으로의 추이를 예단할 수는 없지만 이 정도로 어려운 상황을 이겨낸 것은 도의 재난원칙인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과감하고, 빠른 조치’를 충실하게 지킨 덕분으로 분석된다.



지난 7일 본보와 코로나 이후 도정을 주제로 한 대담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현재까지 코로나19와의 방역 과정을 두고 이같이 밝혔다.

이 지사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과감하고, 빠른 조치’는 도내 첫 확진자가 나온 다음날(2월20일) 곧바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바로 포항·안동·김천 등 3개 도립의료원 800병상 확보 조치를 결정한 것이다.

감염병은 신속한 환자 선별과 격리로 2차 감염을 차단하는 게 방역의 성패를 좌우할 관건이다.

이 지사는 첫 확진자가 나오기 전인 2월6일 포항의료원을 시작으로 의료기관을 일일이 방문해 병원 상황 확인하고 독려해 2월말까지 병상확보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김천의료원 입원 환자는 죽어도 안가겠다고 버티는 것을 다 옮겼다. 의료원 병상 800개를 미리 만들어놓은 것이 가장 빠르게 대처를 잘 한 것”이라며 “덕분에 코로나19 초기부터 현재까지 항상 여유병상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했다.

다음 조치는 116명의 확진자가 나온 청도 대남병원 대응에서 나왔다.

이곳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지 사흘만에 중대본이 코호트(동일집단)격리, 자체 치료를 결정하자(2월22일) 이 지사가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수도권 병원으로의 이송을 건의, 성과를 얻어낸 것이다.

이 지사는 “청도 대남병원 확진자는 중증환자도 있고 시간이 지나면 중증으로 갈 위험이 높았는데 (감염병·내과 전문의 등) 최상급 병원에서 치료라도 받도록 해달라고 대통령께 건의했다 ”며 “당일 5명, 이후 전원 이동해 치료를 받게 됐다”고 했다.

사회복지집단생활시설(564곳)에 대한 예방적 코호트(동일집단)격리조치는 코노나19 확산을 성공적으로 차단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봉화 푸른요양원 등 초기 확진자의 70% 이상이 집단감염인 상태에서 3월9일부터 2주간 코로나19 대응 총력 주간을 선포하고 행정명령에 들어간 것이다.





▲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 3월19일 사회복지집단시설 코로나19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 예방적 코호트격리 중인 의성군의 한 요양원을 방문해 출입문 너머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 3월19일 사회복지집단시설 코로나19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 예방적 코호트격리 중인 의성군의 한 요양원을 방문해 출입문 너머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이 지사는 “시설 종사자들의 반대도 컸지만 그때마다 현장으로 달려가 설득과 이해를 구하고 불편사항을 최소화했다”며 “돌이켜보면 행정적 부담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과감하고 신속한 조치가 감염병 확산을 효과적으로 막아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상급 종합병원이 없는 것은 무척 아쉬웠다고 강조했다.

5개 상급 종합병원을 가진 대구가 지척에 있었지만 경북보다 확진자가 더 많아 기댈 언덕이 못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도내 코로나19 확진자 총 1천324명(10일 0시 기준·사망 57명) 중 중증환자 168명(12.7%)이 서울·경기·충청·전남·부산·대구 등지의 상급종합병원 19곳 등 전국 41곳 의료기관에 입원해야 했다. 아직도 22명이 14곳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지사는 “초기 의료인력과 장비 부족을 겪은 것도 대형병원이 없었기 때문이며 특히 한시가 급한 중증환자들을 다른 지역으로 이송해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과 이송과정에서 환자는 물론, 의료진, 구급대원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도내에 상급 종합병원이 하루빨리 구축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코로나19극복 국면에서 경북도가 겪은 어려움은 방역과 지역경제활성화대책을 동시에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도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외에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3’무(무보증료·무이자·무담보) 지원금과 이를 위한 긴급행정조치’ , ‘경북형 마스크 아이디어’ 등은 정부보다 현장에 더 가까운 창의적인 위기 대응력을 보여줬다.

이 지사는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인 의료인들은 영웅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고 불편을 참으며 개인수칙을 철저히 지켜준 시도민 한분 한분이 위기극복의 일등공신”이라며 “특히 우리나라의 모범적인 코로나 극복은 가장 큰 고통을 참아낸 대구·경북의 성숙한 대처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큰 고비는 넘긴 것 같지만 너무 큰 희생을 치르게 돼 가슴 아프다. 그리고 앞으로 헤쳐나갈 길도 만만치 않다”고 했다.

코로나19 원인별 확진자는 △신천지 473명 △대남병원 116명 △푸른요양원 68명 △서요양병원 65명 △예천지역사회감염 41명 △성지순례 29명 △밀알 25명 △해외유입 22명 △조사중 485명 등이다.





문정화 기자 moonj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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