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가격 오른다는 소식에 새벽부터 백화점 대기행렬 진풍경

발행일 2020-05-13 16:04:01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새벽 4시부터 기다렸다는 사람도

일간선 코로나19 여파에 감염 우려 있다는 지적도

프랑스 한 명품 브랜드의 가격인상을 하루 앞둔 13일 오전 대구 중구 현대백화점. 개장 전 부터 많은 시민들이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새벽부터 와서 기다렸어요. 당장 내일 가격이 오를 수도 있다는데 마지막 기회를 놓칠 순 없으니까요.”

서울에서 해외 명품 구입을 위해 고객들이 유명백화점 줄서기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구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13일 오전 대구지역 사넬 입점 백화점인 현대백화점 앞은 문을 열기도 전에 꼬리에 꼬리를 무는 행렬이 이어졌다.

낚시용 의자를 펼쳐놓고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맨 바닥에 앉아 신문지를 덮고 있는 사람, 담요를 깔고 있는 사람 등 각양각색의 대기 모습이 펼쳐졌다.

백화점 개점 시간 30분 전인 오전 10시가 되자, 100명이 넘는 인파가 줄지어 선 채 오픈을 기다리는 진풍경을 보였다.

조금이라도 싸게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회사 연차까지 내고 경북 군위에서 왔다는 김모(34·여)씨는 “매장에 일찍 들어가기 위해 새벽 5시부터 와서 기다리고 있다. 이미 먼저 온 사람들도 있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오전 10시가 되자 샤넬 매장 점원이 나와 대기 순서대로 인적사항을 입력하도록 하고, 매장 입장 번호를 부여했다.

대기 중이던 사람들은 입장 번호를 받자마자 뿔뿔이 흩어졌다. 백화점 개점 시간에 맞춰 백화점 내 입장은 가능해도 샤넬 매장에는 번호대로 입장이 가능하기 때문.

향후 샤넬 제품 가격 인상 일정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 없다. 다만 11일(현지시간) 유럽에서 가격을 인상한 데다, 지난 10일부터 샤넬 홈페이지의 가격 정보가 삭제되면서 가격 인상에 무게가 실렸다.

한편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우려 속 새벽부터 오전까지 이어지며 다닥다닥 붙어선 대기행렬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지역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거센 비난이 이어졌다.

출근길 현대백화점 샤넬 대기행렬을 보고 놀랐다는 글이 올라오자 ‘딴나라 딴세상 이야기다’, ‘이시국에 돈 올린다는데 저렇게 사주니 또 올리지’, ‘코로나19가 무섭지도 않은가보다’ 등 비난 댓글이 쇄도했다.

실제로 현대백화점 샤넬 매장 측은 매장 입장 전 손 소독제 사용과 체온 측정을 했지만, 대기 줄에서는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사람이 있는가하면, 1m 거리두기는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현대백화점 한 직원은 “안전요원을 배치하는 등 혹시 발생할지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했다고는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큰것은 사실”이라며 “가뜩이나 이태원발 코로나19 확산으로 불안한 와중에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려 방역이 뚫리진 않을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hellowis@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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