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대기오염 이대론 안 된다 

발행일 2020-05-17 15:42:45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지역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꼽힌 지 오래다. 포스코는 철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황산화물 등을 무더기로 뿜어내면서 포항시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물질이 석탄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등이다. 이런 오염 물질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곳이 제철소와 화력발전소다. 대기오염의 원흉이나 다름없다. 봄철 미세먼지의 주역으로도 꼽힌다.

특히 포스코의 경우 해마다 수천억 원을 대기오염 방지 비용으로 쓰고 있지만 좀체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지난해 대기오염물질을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이 배출한 사업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최근 환경부는 지난해 ‘굴뚝 자동측정기기(TMS)’ 부착 전국 631개 대형 사업장의 2019년도 대기오염물질 연간 배출량은 총 27만7천696t이라고 발표했다.

포항제철소는 이번 조사에서 황산화물·질소산화물·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을 1만7천540t 배출해 1만9천419t과 1만7천832t을 각각 배출한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현대제철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삼천포화력, 쌍용양회 동해공장이 뒤를 이었다.

그렇다고 포스코가 대기오염을 무작정 방치한 것은 아니다. 포스코는 2017년 1천964억 원, 2018년 1천511억 원, 지난해 4천613억 원을 환경분야에 투자했다. 환경분야 중 대기 투자가 급증해 매년 1천억 원대였던 대기분야 투자는 지난해 3천619억 원으로 늘었다. 그런데도 대기오염물질 배출 1위 기업의 불명예를 벗지 못했다.

포스코는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낡은 부생가스 발전설비를 폐쇄하고 3천500억 원을 들여 최신 발전 설비로 교체키로 했다. 또 올 연말까지 3천억 원을 들여 먼지 날림을 방지하는 밀폐식 옥내 저장시설을 43개로 늘리기로 했다. 2024년까지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35% 저감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조만간 포항 하늘의 먼지 구름이 걷힐 것을 기대한다.

포스코는 지난해 환경단체에 의해 대기오염물질을 무단 배출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었다. 경북도로부터 조업정지 열흘의 행정처분을 받았다. 자칫 공장 가동을 멈출 경우 산업 피해를 우려한 당국의 배려로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국내 유일의 ‘등대 공장’으로 선정됐다. 사물 인터넷,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도입해 제조업의 혁신을 이끄는 공장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이름값을 해야 한다. 내년부터는 탄소배출권 규제도 강화된다. 포스코는 대기오염 원흉 오명을 하루라도 빨리 벗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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