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진정성 통했다…황교안과 달랐다

발행일 2020-05-18 15:41:05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1년만에 확바뀐 광주 풍경 눈길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의 진정성이 광주 민심을 확 바꿨다.

5·18을 맞은 광주가 보수 미래 통합당을 불과 1년만에 살갑게 반기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지난해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 등 지도부가 방문했을 때 거센 항의를 보냈던 광주가 올해는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입법 활동에 노력해 달라며 생산적인 이야기와 함께 고맙다는 말이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처럼 광주 시민들의 거센 반발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속에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와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는 18일 오전 광주 금남로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거센 반발은 기우에 불과했다.

행사장 주변에서 만난 한 시민은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들어갔다고 한다’고 말하자 “다행이다. 누가 막아서면 내가 그 사람을 막으려고 했다. 잘됐다”고 답해 변화된 분위기를 보여줬다.

5·18민주화운동 40주기인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민주의문에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오월그날' 책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기념식이 끝나고 이동한 5·18 민주묘지에서는 5·18민주화운동 유족 3개 단체장과 만나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주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먼저 “민주화운동에 대한 성격이나 권위에 대한 평가는 이미 법적으로 정리됐다”며 “간혹 딴소리를 해서 마음의 상처를 주는 우리당 사람이 있는데 이에 대해 거듭 저희가 죄송하고 잘못했다,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문홍식 5·18 구속부상자회장은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이해 통합당 대표 등 관계자 분들이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참배해 주고 먼저 찾아주시기 전에 영령들을 위해 사죄한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문 회장은 이후 주 원내대표에게 △역사왜곡 방지법 △5·18 진상규명처벌법 개정 △이종명 미래한국당 의원 등 막말 의원 제명 등을 건의했다.

주 원내대표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개정안이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간담회 중 웃음이 나오는 등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이는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가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과 함께 방문한 지난해와 완전히 달라진 풍경이다.

당시 광주 시민들은 '황교안이 전두환이다' '범죄자 황교안' '황교안은 사죄하고 광주를 떠나라' 등의 손푯말을 들고 황 전 대표의 기념식장 입장을 가로막았다.

황 전 대표가 겨우 검색대를 통과해 행사장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에는 물병과 행사장에 준비된 플라스틱 의자가 날아오기도 했다.

5·18민주화운동 40주기인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민주의문에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남긴 방명록. '5월 정신으로 자유와 정의가 역동하는 하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겠습니다.'라고 적혀있다. 연합뉴스
정가 일각에서는 1년만에 분위기가 변한 것은 통합당 정치인들이 지속적으로 사과의 뜻을 전하고, 5·18민주화운동을 폄훼·왜곡하는 극우 보수층과 선을 긋는 진정성이 통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주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 16일 입장문을 내고 통합당은 단 한 순간도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폄훼하거나 가벼이 생각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더는 5·18민주화운동이 정치쟁점화되거나 사회적 갈등과 반목의 소재가 돼서는 안 된다며 “당 일각에서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정제되지 않은 발언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주 원내대표의 진정성은 이날 광주 방문 내내 이어졌다.

이창재 기자 lcj@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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