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4월20일 모교 운동장에서 개최된 총동창회 체육대회.
▲ 지난해 4월20일 모교 운동장에서 개최된 총동창회 체육대회.
상주고등학교는 66년 역사를 지닌 지역 인재 배출의 요람이다.

지금까지 학교를 졸업한 동문만 2만여 명에 달한다. 동문들은 사회로 진출해 상주고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

▲ 상주고 출신인 김상일 판사가 지난해 9월18일 상주고를 방문해 특강을 진행한 뒤 재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상주고 출신인 김상일 판사가 지난해 9월18일 상주고를 방문해 특강을 진행한 뒤 재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석진(4회) CEO컨설팅그룹 회장과 대통령 비서실장 및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류우익(13회) 동문, 국군 기무사령부 사령관과 국회의원을 역임한 김종태(14회) 동문, 대한치과협회 선거관리위원장을 지낸 조호구(15회) 동문, 기업은행장과 YTN 대표이사를 역임한 조준희(19회) 동문, 김상배(30회)·김상일(36회) 형제 부장 판사 등이 상주고의 동문이다.

◆상주고 역사

상주고는 1954년 전쟁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개교했다. 학교는 향토 인재 양성을 바라던 박인양 초대 이사장과 지역 유지들의 염원이 그대로 담긴 장소였다. 그 해 4월 흥암서원 상주고등학원에 소속된 2~3학년을 상주고로 편입시켜 첫 문을 열었다. 이후 2만여 명이 넘는 졸업생을 배출하며 지역 명문고로 자리 매김했다.

▲ 상주고 총동창회 골프동문회가 지난해 7월 단합경기를 치룬 뒤 동문 화합을 다짐하고 있다.
▲ 상주고 총동창회 골프동문회가 지난해 7월 단합경기를 치룬 뒤 동문 화합을 다짐하고 있다.
1955년 7월 상주고는 현재 위치(상주시 상산로 117)로 자리를 옮겼다. 남산 구월봉 아랫자락에 있는 학교 터는 예로부터 명당으로 손꼽히던 장소였다. 여기에 조선시대 경상우도를 대표하는 교육기관 상주향교를 계승한다는 의미도 담았다.

상주고가 획기적인 발전의 전기를 마련한 것은 국내 최고의 제약회사인 동아제약 창업주인 강중희 회장이 1964년 9월 상주학원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다.

강 이사장은 개교 이념을 육영, 향토개발, 인재양성으로 정하고 교직수당을 신설해 우수한 교원을 초빙하는 등 교직원을 진심으로 아끼는 것은 물론 학교 부지 확장, 건물 신축 등 학교 환경도 일신했다.

▲ 지난해 4월20일 상주고 총동창회 총회에서 김영준 회장, 김철대 전 회장이 학교사랑발전기금 1천만 원을 각각 기탁했다.
▲ 지난해 4월20일 상주고 총동창회 총회에서 김영준 회장, 김철대 전 회장이 학교사랑발전기금 1천만 원을 각각 기탁했다.
이후 1977년 7월 현 강신호 이사장(동아쏘시오홀딩스 명예회장)이 취임하면서 학교는 더욱 많은 투자와 발전을 이루고 있다. ‘옳게 배우고 참되게 살자’라는 교훈을 바탕으로 대학입학시험에서 괄목한 성과를 지속적으로 이루고 있다.

학교에 대한 투자는 1977년 7월 강신호 현 이사장이 취임한 뒤에도 꾸준히 이뤄졌다.

▲ 지난해 4월20일 상주고 교정에서 개최된 총동창회 총회 및 화합행사가 열렸다.
▲ 지난해 4월20일 상주고 교정에서 개최된 총동창회 총회 및 화합행사가 열렸다.
상주고는 넓은 부지와 두 개 동의 교사를 비롯해 기숙사, 도서관, 체육관, 급식소, 중강당, 인조잔디운동장 등을 갖추고 있다. 이런 교육환경을 가진 고등학교는 경북 전체를 뒤져봐도 좀처럼 보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정의 소나무숲은 2002년 11월 산림청·생명의숲가꾸기국민운동·유한킴벌리가 주관한 ‘제3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우수상에 뽑힐 정도로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창의성, 인성, 전문성 지닌 지역인재 양성

학령인구 감소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상주고는 지역 명문고의 자리를 지켜왔다. 특히 개인별 맞춤식 진로교육에 초점을 맞춘 교육과정은 대학 입시 성과로 나타났다.

▲ 상주고 총동창회는 20개에 달하는 동문 장학회에서 모교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4월 열린 장학증서 수여식 모습.
▲ 상주고 총동창회는 20개에 달하는 동문 장학회에서 모교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4월 열린 장학증서 수여식 모습.
최근 6년간의 대학수학능력 시험에서 상주고는 경북 전체 계열별 1, 2, 3위를 차지했다.

2020학년도 대입에서는 서울대 2명, 연세대 4명, 고려대 1명, 의과대학(연세대 등) 9명, 과학기술원(KAIST 등) 5명, 교육대학(대구교대 등) 4명, 수도권대(서울대 2명 등) 39명, 지방 국립대학(경북대 8명 등) 90명이 합격하는 성과를 올렸다.

▲ 상주고등학교 전경.
▲ 상주고등학교 전경.
서울대 일반학과보다 사실상 합격 점수가 더 높은 의학계열 진학 학생이 늘어난 점을 주목할 만하다. 올해 대학 입시에서는 의과대학에 진학한 학생은 9명, 2012년부터 현재까지 무려 18명이 의대와 치의대, 한의대에 입학했다.

2019년엔 경북교육청으로부터 인성교육 중점학교와 소프트웨어 선도학교, 과학 중점학교로 지정돼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체육대회 등 통해 선후배 간 우의 다져

상주고 총동창회는 매년 개교기념일인 4월20일 전후로 본교 교정 등에서 총동창회 총회와 체육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무기한 연기했다.

▲ 바이오파마 최창욱 회장(23회)이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일어나자 후배들과 교직원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덴탈 마스크 1만 개를 기부했다.
▲ 바이오파마 최창욱 회장(23회)이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일어나자 후배들과 교직원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덴탈 마스크 1만 개를 기부했다.
총동창회 체육대회는 전국에서 매년 500~1천여 명의 많은 동문이 참석해 성황을 이룬다. 이 모임을 통해 동문들은 동기, 선·후배 간의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모교에 대한 사랑과 동문 간 화합·소통의 장을 만들고 있다.

상주고 총동창회 산하에는 각종 모임이 결성, 운영 중이다. 그중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는 모임으로 상주고 총동문골프회를 꼽을 수 있다. 이태구(24회) 회장을 필두로 재경(서울)·재구(구미)·재부(부산) 300명 이상의 동문이 활동하고 있다.

매년 상주고 총동창회장 배 및 SBS 고교동창골프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올해도 키움증권배 SBS 고교동창 골프최강전에 한상준(30회), 김진수(35회), 박재철(36회) 동문이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또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동문들도 100명 이상의 응원단을 꾸려 열광적인 분위기로 동문 대표를 응원하는 등 끈끈한 학교애를 자랑하고 있다.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은 선·후배 구분없다

상주고를 졸업하거나 재학 중인 사람들은 상주시민들로부터 “공부 잘하나 보네”라는 말을 한 번 이상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지역에서 가장 우수하며 가장 많은 졸업생을 배출한 동문들은 지역의 크고 작은 일은 도맡아 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이렇듯 상주시민들의 성원과 교육열로 상주고 동문이면 누구나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이러한 마음은 선배들의 후배들을 위한 기부로 매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일어나자 바이오파마 최창욱 회장(23회)이 후배들과 교직원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덴탈 마스크 1만 개를 기부하며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을 보여주었다. 또 용마로지스 금중식 대표이사(26회)는 학교발전기금과 KF94 마스크 1천 개를 기부하는 등 기회가 될 때마다 모교와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동문장학금으로 정암장학회(4회 강구한), 미래꿈장학회(4회 강석진), 삼백장학회(10회 신종운), 상주고장학문화재단(이사장 민광옥 18회), 호원장학회(19회 조호구), 대경장학회(20회 김철대), 이온이엔지장학회(27회 윤칠용), 백화점약국장학회(34회 김상배), 서울내과장학회(39회 여범곤)와 졸업기수별 장학회(21회, 30회, 32회, 33회, 34회, 35회, 38회, 39회)를 비롯한 많은 동문 장학회에서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기부하고 있다.

한편 2019년 상주고 장학금 규모는 2억여 원으로 경북도내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대부분의 장학금은 학교법인 장학금인 수석문화재단과 동천수장학회 등과 동문 장학금이다.

◆모교와 동문 잇는 가교

이런 성과의 바탕에는 총동창회가 있기 때문이다. 사회 각계각층으로 선배들이 후배들을 응원하고 지켜보고 있다.

상주고 총동창회는 1959년 8월 창립됐다. 초대 회장은 김길용 동문이 맡았다. 그 후로 15명의 동문이 동창회를 이끌었다.

2대는 박준영(3회), 3대 장수영(2회), 4대 김옥출(1회), 5대 박성락(2회), 6대 강구한(4회), 7대 강석진(4회), 8대 유상근(5회), 9대 김광수(13회), 10대 조호구(15회), 11대 남상도(17회), 12대 민광옥(18회), 13대 장상수(19회), 14대 김철대(20회), 15대 박두석(21회), 현 16대 회장은 김영준(23회) 동문이다.

그동안 총동창회는 모교와 동문, 모교와 지역사회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해 왔다. 장학금 기부 등을 통해 후배 사랑을 실천하고 뜻깊은 행사를 통해 동문들을 하나로 묶었다. 또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하기도 했다.

상주고 총동창회는 매년 개교기념일인 4월20일을 전후로 모교에서 총회를 겸한 체육대회를 연다. 많게는 1천여 명의 이르는 동문이 이날 학교를 찾는다.

총동창회 산하에 각종 모임도 활발하다. 특히 총동문골프회는 재경·재구·재부 등 300명 이상의 동문이 참가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



◆김영준 상주고 총동창회장 인터뷰

▲ 김영준 총동창회장
▲ 김영준 총동창회장
상주고 총동창회 제16대 김영준 회장(23회)은 “최근 몇 년간 상주고가 거둔 대입 성적은 교육 일선에서 힘써주는 교직원과 총동창회, 학교법인, 후배 등 교육공동체 구성원 전원이 만들어낸 성과”라며 “학교의 발전과 모교 후배들을 위해 총동창회가 정신적·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상주고가 지역사회 교육기관으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총동창회도 그에 걸맞은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게 김 회장의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선 사회 각계각층으로 진출한 동문을 하나로 묶는 총동창회 본연의 역할이 중요하다. 총동창 회장으로 취임한 뒤 그가 동창회 명부를 발간하는 사업에 집중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김 회장은 동문들의 소통과 교류를 위해 졸업생의 거주지역과 직업, 기수를 파악해 1만 명 이상의 동문 소식이 담긴 동창회 명부를 최근 펴냈다.

그는 “동문들의 소식을 하나하나 파악하고 이를 기록하기 쉽지만은 않았다”면서도 “먼저 만들어진 동창회 명부를 통해 동문 간 교류와 소통을 확대하고 빠른 시일 내에 동창회 명부를 추가로 완성하는 것이 남은 숙제”라고 말했다. 그는 상주고의 역사와 전통을 기리기 위해 총동창회관 건립도 계획하고 있다.

김 회장은 “점점 학교의 신입생 유치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상주뿐 아니라 전국 중소 도시에서든 똑같은 상황이지만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소도시 학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를 유치해 학교의 전통과 발전을 이어가는 것은 물론 어려운 여건의 학생을 위한 지원도 함께 늘려가야 한다”며 “학교를 졸업한 동문들이 더 소통하고 뭉쳐 다 같이 모교 발전에 힘을 보태게 하는 일이 총동창회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동문들의 교류를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크고 작은 행사를 통해 모교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모교 장학기금을 확대해 총동창회가 학교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총동창회는 사무실을 상주고 앞으로 옮겼다. 학교 가까이에서 학교를 도울 수 있는 일을 찾아보고 학교 발전을 위해 총동창회의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김 회장은 “뿌리가 튼튼한 나무가 오래가고 멋있는 법”이라며 “항상 모교를 생각하고 명문 사학으로의 발돋움 하기 위해 2만 동문이 다 같이 함께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일기 기자 kimik@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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