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가 추진하는 영남권 감염병 전문병원 구축 사업에 대구, 경남, 부산 등 3개 광역지자체 7개 병원이 뛰어들었다. 지역 간 경쟁은 치열한 3파전 양상이다.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은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이 확산될 때 지역 내 발생 환자의 격리 및 치료를 위한 전문기관이다. 재난수준의 감염병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지역 중심병원 역할을 하게 된다. 신종 감염병 발생에 대응하는 국가차원의 인프라다.

대구지역에서는 칠곡경북대병원·영남대병원·계명대 대구동산병원·대구가톨릭대병원 등 4곳의 병원이 신청했다. 경남에서는 양산부산대병원·창원경상대병원 등 2곳이, 부산에서는 삼육부산병원이 공모에 참여했다. 최종 선정결과는 서면 및 발표 평가, 현장 확인 등을 거쳐 다음달 24일 발표된다.

감염병 전문병원에는 국비 409억 원이 지원돼 음압격리병실 36개(중환자실 6개), 음압수술실 2개 등이 포함된 감염병 전담병동이 설립된다. 근무 인력은 전문의 4명 이상(감염병 전문의 2명 이상), 전담 간호사 8명 이상이어야 한다. 평시에는 결핵 등 호흡기 환자 입원·치료 뿐 아니라 감염병 대응능력 제고를 위한 교육 및 연구기능도 병행한다.

대구에 영남권 감염병 전문병원이 설치돼야 하는 당위는 하나둘이 아니다. 대구는 이번 코로나 사태 과정에서 특별 재난지역으로 선포될 정도로 전국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다. 동시에 전 시민이 한마음으로 뭉쳐 빠른 시간 내 사태를 수습한 감염병 대응 모범지역이다. 누가 봐도 권역별 전문병원 유치의 당위성을 지니고 있다.

또 전국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 중증 환자를 진료했고, 비상 대응체계 학습효과가 풍부하다는 사실도 외면할 수 없는 평가 지표다.

대구시도 적극 지원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사태 초기 병상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었던 대구시는 지역의 병원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면 음압병실 추가 비용 및 지역 병원 간 대응협력 네트위크 운영경비로 시비 120억 원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와 민간의료협업체제인 메디시티협의회 등의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도 유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영남지역 한가운데 위치한 지리적 이점도 절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이다.

영남권 감염병 전문병원 선정에서만큼은 TK패싱이란 말이 나오지 않아야 한다. 대구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의 최적지다. 특별재난지역에 대한 지원의 일환으로라도 감염병 전문병원은 대구로 와야 한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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