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비대위원장 취임 여부를 두고 홍 전 대표와 장외 설전을 벌인 김종인 전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22일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직에 내정됐기 때문이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이 기존 대선 후보를 겨냥해 ‘시효가 끝났다’고 평가하자 차기 대권을 노리는 홍 전 대표가 김 전 위원장의 동화은행 뇌물사건까지 언급하며 김 전 위원장의 비대위원장 취임을 강하게 반대해왔다.
통합당 당규에 따르면 탈당한 자 중 탈당 후 무소속 후보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자가 입당신청을 한 경우에 시·도당은 최고위원회의의 승인을 얻어 입당을 허가할 수 있다.
비대위가 설치되면 최고위의 기능을 수행하므로 김종인 전 위원장이 홍 전 대표의 복당 여부를 사실상 결정짓게 된다.
특히 홍 전 대표 역할론에 대해서는 “무소속 당선자들은 다들 다선 의원님들이시니까 빨리 들어가서 자기 나름대로의 위치 설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그러나 그건 본인들의 생각이고 실질적으로 당내 사정이 어떻게 되느냐는 것은 검토를 해 봐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홍 전 대표도 김종인 비대위 체제 속 복당이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눈치다.
홍 전 대표는 지난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8년 만에 국회로 돌아간다”며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여의도 국회를 앞두고 새로운 여의도 풍습에 익숙해 지려면 또 많은 시간이 소요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어 “180석의 거대 여당 앞에서 한없이 무력한 야당 소속도 아닌 더 무력한 무소속 국회의원으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의구심 속에 우울한 봄날이 간다”고 썼다.
그러면서 “와각지쟁(蝸角之爭)을 벗어나고 싶다. 그래서 직접 국민들과 만나 보기로 한 것이다”며 “주유천하(周遊天下) 하면서 세상 민심을 온몸으로 체험하겠다”고 했다.
와각지쟁은 ‘하찮은 일을 갖고 옥신각신하는 것’을, 주유천하는 ‘큰꿈을 가진 이가 훗날을 기약하며 세상형편도 살피고 민심도 얻는 일을 할 때’ 등장하는 표현이다.
홍 전 대표는 같은 날 “개원이 되면 전국적으로 대 국민 정치 버스킹에 나서겠다”며 “국가를 운영할 자질이 되는지 국민들에게 직접 물어 보는 기회를 갖겠다”고 한 바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김종인 비대위 출범 직후 곧바로 홍 전 대표가 통합당에 복당하면 불협화음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복당이 빠른 시간 내 이뤄지지는 못할 것”이라며 “김 전 위원장의 임기가 내년 4월인 만큼 그 이후에나 가능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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