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대구에서 그동안 응어리진 한을 눈물로 토로했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위안부를 팔아 본인의 사욕만 채웠다고 비판했다. 정의연 관련 의혹도 상세하게 밝혔다.

정의연의 비정상적인 회계 처리와 독단적 운영은 그동안 언론을 통해 속속 밝혀지고 있다. 검찰도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정의연 윤 이사장을 옹호하는 여권 인사들과 진보 세력이 두둔하고 있어 검찰 수사가 제대로 진행될지 걱정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 할머니는 이날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에서 연 2차 기자회견에서 윤 당선인을 겨냥해 “사리사욕을 채워서 마음대로 국회의원 비례대표로 나갔다”고 말하고 모금활동과 함께 싸잡아 비난했다.

이 할머니는 또 “윤 당선인이 최근 본인을 찾아와 눈물을 왈칵 쏟았는데 이를 두고 용서했다고 하는 기사는 너무 황당하다”며 용서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람은 자기 맘대로 뭐든지 하고 싶으면 하고 팽개치고 하는데, 어떻게 30년을 했는데 한마디 말도 없이 마음대로 팽개쳤다”고 정의연의 독선 운영을 고발했다.

또 수요집회와 관련해 “우리 국민은 물론이고 세계 여러분들이 그 데모에 나오시는데 그분들에게도 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행동했다”며 울분을 터트렸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되사람(되놈)이 챙긴 것 아니냐”고 말해 윤 당선인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내세워 사욕을 챙겼다며 흥분했다.

이 할머니는 배포한 기자회견문에서 ‘30년 동지로 믿었던 이들의 행태라고는 감히 믿을 수 없는 일들이 계속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당혹감과 배신감, 분노 등 여러 가지 감정을 느꼈다’며 기자회견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그가 “저를 비롯한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과 일본의 사죄와 배상 및 진상의 공개, 그리고 그동안 일궈온 투쟁의 성과가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듯이 정의연 운동의 본질이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운동의 성과는 정당하게 평가받아야 한다.

이 할머니는 올해 93세다. 그와 남은 할머니들에게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 피해자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무력하게 당해야 했던 이들의 아픔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후손들이 기억해야 한다.

윤 당선자는 철저하게 비판받고 그 잘못에 대해서는 사법당국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한이 특정인과 특정 세력의 이용 도구가 되어서도 안 된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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