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대구 택시업계 수백억 집단소송 걸렸다. 도산 위기 직면

지난해 4월 대법원 승소 이후 전국 택시기사 ‘최저임금소송’ 이어져
대구지역 89개 업체 중 87개 업체 소송 진행 중, 소송 액 200억 육박
택시업계, 업계 현실과 동떨어진 판결, 패소하면 업계 도산 위기 하소연

대구 택시업계가 집단소송에 휘말리며 도산 위기에 처했다. 대구일보DB


대구 택시업계가 수백억 대 집단소송에 휘말리면서 도산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4월 대법원이 택시기사가 최저임금법 위반을 피하기 위해 기사의 소정근로시간을 줄여 임금 협정을 맺은 것을 무효로 판결하면서 집단소송전이 이어지고 있는 것.

만약 택시업계가 이번 집단소송에서 패소하면, 대구 택시업체들이 기사들에게 추가로 지급해야 할 임금 규모가 200억 원이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져 택시업계의 생존이 우려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26일 대구택시업계에 따르면 대구 법인택시업체 89곳 중 87곳에서 임금청구 소송이 진행 중이다.

전체 소송 건수는 50여 건으로, 참여한 인원만 2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법인택시기사의 절반 정도가 임금 청구소송에 참여하고 있는 것.

소송 내용은 3년 치 소급 임금 분으로, 택시기사 1인당 평균 1천여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법인 소속 택시기사의 임금은 일종의 기본급인 고정급과 운행 실적에 비례하는 수당인 초과운송수입으로 이뤄진다.

즉 근로시간에 따른 기본급과 기사가 올린 매출에서 사납금을 빼고 나머지를 기사 수입으로 하는 구조인 것.

그간 업계에선 매년 상승하는 최저임금을 맞춰주기 위해 근로자들의 노동 시간을 줄여 왔다.

대구 택시업계는 수차례의 노사 합의를 거쳐, 기존 일일 8시간의 소정 근로시간을 현재의 5시간40분으로 줄였다.

하지만 지난해 4월 대법원이 이를 무효로 하는 판결을 내리자, 택시기사들이 “최저임금과 실질임금간의 차액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하고 있는 것.

택시업계는 대법원의 판결은 노사 간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며 업계 특수성을 고려해 단체협약을 맺었는데, 이제 와서 돈을 더 달라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대구법인택시운송사업조합 서덕현 전무는 “노사합의 당시 대부분의 기사는 고정된 월급을 받는 것보다, 자신이 운행한 만큼 추가 수입을 더 받기를 원해 합의했던 내용”이라며 “근로시간은 사측의 일방적인 조정이 아니라, 노사가 합의한 단체협약인데 지금 와서 무조건 최저임금법에 어긋난다고 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업계의 현실을 고려치 않은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기사들은 노사가 합의한 사항이라도 그것이 위법이라면 소송에 나서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전국택시산업노조 김기웅 사무총장은 “노사가 수정 근로시간을 합의한 것은 사실이지만, 위법이라고 판결난 이상, 무의미한 합의가 됐다”며 “불필요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업계에 5개 대표업체에만 대표소송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업계가 거부했다. 이에 법대로 진행하기 위해 집단소송 절차를 밟는 중”이라고 밝혔다.

집단소송의 결과는 올해 말쯤 나올 예정이다.

대구법인택시운송사업조합 김기철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로 영업이 힘든 중에 기사들의 집단소송으로 대구 택시업계가 위기에 처했다. 업계의 상황과 현실을 법원이 잘 고려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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