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승필 교수.
▲ 정승필 교수.




피로감을 호소하면 병원을 찾는 이들이 많다.

대부분 단기간 피로를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여행이나 운동 혹은 휴식을 취하면 호전된다.

하지만 적어도 4개월 혹은 6개월 이상 피로감을 느끼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 경우에는 근육통과 두통 등의 전신 통증이 있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임파선 통증과 인후염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다음 8가지의 증상 중에 4가지 이상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만성피로 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다.



1. 운동이나 고된 일을 한 후 24시간 이상 지속되는 피로감이 있다.

2. 수면 후에도 개운하지 않은 상태가 지속된다.

3. 최근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집중이 잘 안 된다.

4. 근육통이 있다.

5. 관절에 염증이 없는데도 아프다.

6. 전에 없던 새로운 두통이 생긴다.

7. 목 부위에 임파선을 누르면 아프다.

8. 목이 자주 붓고 인후염이 생긴다.







만성 피로 증후군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으나,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요인들이 관여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따라서 치료도 통합적인 방법으로 접근한다.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울 정도의 심한 피로감을 느끼면서, 근육통과 집중력 저하를 동반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만성 피로는 신경 전달물질의 불균형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연구가 많다.

집중력과 활력 그리고 행복감은 대부분 신경 전달물질들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중 활력과 기민함을 유지시켜주는 물질은 도파민이며, 집중력과 즐거움 혹은 동기부여와 같은 느낌은 노르에피네프린, 그리고 만족감 및 통증은 세로토닌과 관련이 있다.

이러한 신경 전달물질의 부족이나 과잉으로 인해 불안과 우울한 느낌이 생긴다.

결국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는 요인들이 만성 피로 증후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노르에피네프린과 도파민을 만드는 물질은 티로신이라는 아미노산인데, 이는 갑상샘 호르몬을 만드는 원료이다.

또 트립토판이라는 아미노산에서 세로토닌이 만들어지고, 세로토닌은 멜라토닌으로 전환된다.

때문에 결국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불안과 우울증상 뿐만 아니라 불면증도 함께 동반될 수 있다.

신경전달물질의 고갈이나 불균형의 주요인은 스트레스이다.

스트레스는 정신적인 부분도 있지만 육체적인 부분 특히 체내의 염증이나 지속적인 면역자극에 의한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가 있을 때 일시적으로 코티졸이라는 물질이 분비되지만,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코티졸 분비는 저하되고 결국 신경전달물질의 고갈이나 불균형이 초래돼 다양한 증상을 호소한다.



만성 피로 증후군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은 아직 없다.

다만 관련된 여러 증상이 있을 때 일시적으로 약물을 사용할 수 있다.

알레르기나 비만, 호르몬의 불균형도 만성 피로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요인들을 교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만약 신경 전달물질이 고갈됐다면 이들의 원료가 되는 아미노산과 필수 영양물질을 충분히 공급하는 것도 증상개선에 도움이 된다.

식사의 패턴 운동여부, 알코올 섭취, 현재 본인이 감당하는 정신적인 스트레스 정도 등을 파악한 후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복합적인 요인들을 찾아 교정하고 치료하면 대부분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도움말=영남대병원 가정의학과 정승필 교수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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