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철·구리 활용 제조비용 기존 고엔트로피합금 10% 수준

▲ 포스텍 연구팀이 개발한 고엔트로피 합금을 절삭 가공해 제조한 금속 부품.
▲ 포스텍 연구팀이 개발한 고엔트로피 합금을 절삭 가공해 제조한 금속 부품.
포스텍 연구팀이 산업현장에서 널리 쓰이는 금속인 스테인리스강보다 1.5배 강한 합금을 개발했다.

2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김형섭 교수 연구팀이 고강도·고연성·고가공성의 ‘고엔트로피 합금’을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된 합금은 기존 고엔트로피 합금 대비 제조 비용이 최대 10분의 1 수준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가전제품과 스마트폰 부품용 고엔트로피 합금을 개발하자는 국내 기업 제안을 계기로 이번 연구를 시작했다. 후속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합금이 주재료 역할을 하는 하나의 금속에 보조재료 역할을 하는 다른 금속들을 첨가하는 방식인 것과 달리, 고엔트로피 합금은 주재료가 따로 없이 여러 금속을 동등한 비율로 혼합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이론적으로 고엔트로피 합금은 목적에 따라 무한한 종류의 혼합이 가능하다.

하지만 고성능의 고엔트로피 합금을 만들기 위해서는 합금의 내부 구조가 균일해야 한다.

이를 위해 코발트, 크롬 같은 고가의 금속을 첨가할 수밖에 없어 비용이 많이 든다는 한계가 있다.

이번에 연구팀은 값싼 철과 구리만을 사용해 구조가 균일하지 않아도 성능이 높은 고엔트로피 합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만든 합금은 기존 스테인리스강보다 1.5배 단단하고 금속 절삭에 걸리는 시간 역시 20분의 1 수준을 보여줬다.

절삭 시간의 단축은 공정 비용의 절감으로 이어진다.

김 교수는 “경제적인 철과 구리에 알루미늄, 망간 같은 저가의 원소를 조합할 경우 기존 고엔트로피 합금보다 3~10배 높은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산업현장에 적용될 수 있는 고엔트로피 합금 창출을 앞당길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금속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악타 머터리얼리아’ 4월12일자, ‘스크립타 머터리얼리아’ 5월21일자에 각각 게재됐다.



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