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목 붙잡기, 앞 가로막기 등 지나친 행동에 시민들 눈살 찌푸려||
“휴대폰 설문 하나만 해주고 가세요.”, “스티커 하나만 붙여주시면 보내드릴게요.”
3일 오후 1시 대구 중구 동성로 인근의 휴대폰골목.
휴대폰 가게들이 밀집된 이곳에서는 일명 ‘폰팔이’라고 불리는 휴대폰가게 직원들의 호객행위가 한창이었다.
이들은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다짜고짜 접근해서 말을 걸거나 시민들이 못 지나가도록 앞을 가로막아 서기도 했다.
무시하고 지나치는 사람들을 20m 이상 따라가며 귀찮게 하거나, 심지어 시민의 팔목을 잡고 가게 안으로 끌고 들어 가는 모습도 보였다.
신지홍(24·여·중구)씨는 “지금이 어떤 시국인데 이렇게 직접 터치를 해 가면서까지 호객행위를 하는 건 좀 심하지 않냐”며 “정말 불쾌하다”고 토로했다.
이태원발 n차 감염의 영향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는 요즘, 대구 도심지에 지나친 호객행위 등이 등장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위험으로 생활 속 거리두기를 지켜야 할 시기에 이러한 과도한 호객행위는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2일 오후 동구의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 앞. 입구에 20여 명의 카드설계사들이 모델하우스 관람을 마친 후 나오는 시민들을 둘러싸고 카드를 계약해 달라며 매달리고 있었다.
취재진이 다가가 “시민들이 불편해 하신다. ‘거리두기’를 지켜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하자 한 카드설계사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이제 끝나지 않았냐?”며 “누구는 이러고 싶어서 이러는 줄 아냐”며 오히려 역정을 내기도 했다.
최근 들어 지역 관공서와 회사 사무실 등에도 부쩍 잡상인의 출입이 늘었다.
동구청의 한 직원은 “입구에서 잡상인들의 출입을 막고 있지만, ‘민원을 보러 왔다’고 둘러대며 출입하는 통에 막을 수가 없다”며 “한장 업무에 집중하고 있는데 다짜고짜 상인들이 옆에와 물품을 내놓고 사달라고 강요하는 바람에 깜짝 놀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과도한 호객행위에 대해 불편함을 넘어 공포감을 호소했다.
정지은(33·여·수성구)씨는 “이들의 행위를 보면 마치 코로나19 사태가 다 끝난것 같다”며 “지역사회가 안정세를 찾아가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사생활을 침해하는 무례한 행위들은 공포감을 조성해 외출을 꺼리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영남대 사회학과 허창덕 교수는 “코로나19와 상관없이 일부 상인들의 호객행위는 사람을 불편하게 하며, 이는 시민의식의 문제”라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여전히 유효한 지금, 접촉 등 과도한 호객행위는 사회의 안정을 해칠 수 있다. 위기의 순간에는 개인의 욕심보다는 공동체의식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