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춘란 가이드북 외

코로나19 이후 혼자 즐길수 있는 취미생활과 건강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관련 서적 출간도 붐을 이루고 SNS에는 정보들이 넘쳐난다. 취미가 단순한 취미를 넘어 경제적인 도움까지 준다면… 이번 주는 취미와 건강관련 신간 서적을 소개한다.

▲ 한국춘란 가이드북
▲ 한국춘란 가이드북
◆한국춘란 가이드북/이대건 지음/문예춘추사/292쪽/2만5천 원

한국춘란은 40여 년의 역사를 지닌 부가가치가 높은 농작물이다. 연간 매출이 4천억 원 가량이고,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농작물 중 하나다. 춘란을 취미와 업으로 삼고 있는 애란인도 전국적으로 20만 명이 넘는다.

이에 반해 동양란의 선물 시장은 1조 원에 육박한다. 대부분의 동양란은 수입에 의존하는데 한국춘란은 순수 국내산 농작물이다. 이러한 한국춘란의 현황에도 불구하고 아직 제대로 된 한국춘란 관련 입문서와 전문 기술서 한 권 없는 게 현실이다. 이에 저자는 한국춘란을 더 부흥시키고 한국춘란으로 난 시장을 대체시키기 위한 사명감으로 ‘한국춘란 가이드북’을 쓰게 됐다고 말한다.

이 책은 현장 경험과 학문적 이론이 풍부한 필자가 한국춘란을 쉽게 공부하고 현장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획된 ‘한국춘란 가이드 북’ 중에서 첫 번째 책인 입문편이다.

입문자들이 알기 쉽도록 한국춘란의 역사와 가계도를 안내하고 춘란 재배의 기초이며 핵심이 되는 배양의 노하우를 설명한다. 또한 한국춘란을 단순한 취미를 넘어 재태크 수단으로 성공하는 비결을 안내하고 초보자와 입문자들이 꼭 알아야 할 춘란관련 상식을 공유한다.

그동안 춘란은 역사와 전통의 깊이에 반해 그에 걸맞은 문헌과 이론 정립이 소홀했다. 난초의 아름다움과 가치에 매료되기는 했지만 문화와 역사, 유전학과 재배생리학, 현장을 아우르는 변변한 책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난초에 입문하려고 해도 쉽지가 않았다.

이 같은 현실을 안타까운 모습을 볼 때마다 저자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부단히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고 전한다. 그래서 용기를 냈다. 10여 년 동안 난초로 석·박사를 취득하고 대한민국농업 초대 명장이 된 노하우를 온전히 책으로 녹여내려고 마음먹은 것이다. 30여 년간 현장 속에서 숱한 좌절과 아픔을 맛본 경험을 애란인들이 반복하지 않도록 해 주고 싶었다. 잘 죽는다고, 속아서 샀다고, 어떻게 키워야 할지 모르겠다는 하소연을 더는 외면할 수 없어서 이 책을 쓴 것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 봉다리 텃밭
▲ 봉다리 텃밭
◆봉다리 텃밭/엄지원 지음/청출판/220쪽/1만4천800원

50대 중반의 컴맹인 주부가 홀로 컨텐츠를 만들고 영상을 찍어 6개월 만에 구독자 10만을 확보했다. 뒤늦게 시작한 화초 공부와 채소 기르기 비법을 터득해 매일 하나씩 영상으로 제작해 대박도 터뜨렸다.

화초를 좋아했지만 식물 사는 돈이 아까워 제대로 키울 기회가 없었다는 저자는 ‘식물의사’ 라는 소리도 듣고, 화초 좀 살려 달라고 출장까지 와 달라는 부탁도 받기에 이른다.

이 같은 경험들을 고스란히 담은 책 ‘봉다리 텃밭’을 출간했다.

저자는 채소를 기르기 위해 복잡하고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것은 하나도 없다고 말한다. 10만 구독자가 단순한 채소 가꾸기에 그렇게 열광한 이유는 ‘단순하게! 싸게!’ 재활용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아이템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수없이 많은 실패와 채소 기르기 실험을 통해 탄생한 작가만의 기발한 아이디어에 탄성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물을 주지 않고 키우는 콩나물, 달걀껍질에 키운 새싹 마늘, 아파트에서 포대자루 그대로 고구마와 가지 키우기, 대량 생산을 위해 스티로폼 자동 급수 만들기 등 누구나 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또 시중에서 구입한 양파를 키운 내용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심지어 먹고 남은 양배추를 잘라 키운 이야기까지 소개한다. 책에 담겨진 기발한 내용들은 독자를 깜짝 놀라게 하고, 유튜브에도 공개하지 않은 내용도 이 책안에 담아 특별함을 더했다.

손재주가 없어도, 돈이 없어도, 재활용 페트병 하나만 있으면 책 내용을 보면서 누구나 쉽게, 뚝딱 나만의 채소밭이 완성된다.

책 제목 그대로 ‘봉다리 텃밭’, 집안 어딘가 굴러다니는 봉다리 하나만 찾으면 모든 게 해결된다. 이 책에는 봉다리 뿐만 아니라 포대자루, 양파망, 페트병, 스티로폼 등 저자만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담긴 신기한 재활용 텃밭을 누구나 쉽게 아파트 베란다에서 만들어 볼 수 있도록 소개한다.

“검정고시 출신으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작정 열심히 하는 것’ 밖에 없었다”는 저자는 “그렇게 열심히 달려왔기 때문에 이젠 금전적 보상에 좋아하는 식물도 키울 수 있어 그동안 힘들기만 했던 인생에 꽃이 피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 약초 치유
▲ 약초 치유
◆약초치유/김민철 지음/헬스레터/267쪽/3만 원

코로나 이후 세상은 ‘건강 리셋’이 절실하다. 이 책 ‘약초치유’는 한약학 대중서로, 경험의학의 맞춤콘텐츠다. 이 책에서는 알레르기성 비염과 아토피, 건선과 면역성 질환 등 현대인의 난치성 질환을 약초처방으로 치유한 임상사례를 공개했다. 한약학과 현대의학을 결합한 ‘약초치유’는 에세이처럼 재미있게 읽혀진다.

작가는 이 책에서 집에서 쉽게 약초치유가 가능한 질환들을 골라내 처방전을 재배치했다. 임상치료 결과가 매우 구체적이며 한의학적 시각과 생리학에 기초한 질병 이해를 서양의학 기법으로 녹여냈다.

전체 구성은 호흡계, 면역계, 소화계, 신경계로 구분해 일반인들이 쉽게 찾아본 뒤 집에서 따라서 해볼 수 있도록 했다.

한국인이면 ‘동의보감’을 누구나 알고 있듯이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라도 한두 가지 약초처방은 알고 있다. 그러나 나와 가족의 질병과 연결해 약초처방을 해보려면 약초는 막연하고 두렵게 다가온다. 약초의 성질부터 활용까지 익혀야 할 게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약초를 찾아내 질병 처방전으로까지 가는 길은 비명 가득한 호러물 같은 모험기라는 작가는 질환의 치료 목적은 우리 몸의 항상성 되찾기라고 말한다. 약초도 신약도 이 점은 동일하다면서 약초와 신약의 차이점은 제조 기술이라고도 했다.

약초는 약차나 탕약 등 아날로그 방식, 신약은 합성화학이 가공 단계에서 들어가는 디지털 방식이다. 한약학에는 인류가 오랜 시간 임상경험으로 축적된 치료의 기억 데이터가 오롯이 남아 있다. 하지만 대증치료에 강한 신약에 밀려 약초는 의료의 공식 처방 매뉴얼로부터 멀어졌다.

약초처방은 개인 병변과 체질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식습관과 생활습관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가설에 방점을 찍고, 우리 몸의 회복탄력성에 바탕을 둔 약초치유 이론을 다시 체계화했다.

우리 몸의 항상성을 ‘약초처방’과 ‘음식습관교정’으로 균형을 잡았다는 작가는 “질병 치료는 부족한 1~2%를 찾아주는 것과 생활습관과 음식습관, 약초치료로 가능하다”고 말한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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