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상주시 청리면 율리 ‘존애원’에서 각 문중 대표 30명이 참석한 가운데 코로나19 종식을 바라는 기원제가 열리고 있다.
▲ 9일 상주시 청리면 율리 ‘존애원’에서 각 문중 대표 30명이 참석한 가운데 코로나19 종식을 바라는 기원제가 열리고 있다.
420여 년 전 질병에 시달리던 주민을 위해 의료지원에 나섰던 상주지역 선비 가문의 후손들이 9일 한자리에 모여 코로나19 종식을 바라는 기원제를 올렸다.

이날 청리면 율리 ‘존애원’에서 각 문중 대표 30명이 참석한 가운데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존심애물 정신 계승 기원제’가 열렸다.

기원제는 제례에서 집사들의 임무를 정하는 집사 분정, 이들의 임무를 소리 내 읽는 집례 창방, 제례의 순서를 적은 홀기를 읽는 창홀 등 전통적인 방식으로 치러졌다. 참석자들은 경건한 마음으로 향을 피우고 술잔을 올리며 코로나19 퇴치를 기원했다.

살풀이 공연도 열렸다. 경기무형문화재 제8호 살품이춤 이수자인 홍옥연씨가 코로나19 살풀이 기원무로 질병 퇴치를 염원했다.

존애원 손석락 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일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다”며 “코로나19가 세상을 마비시키는 것을 보면서 당시 환란을 구제한 존심애물의 정신으로 사람 사이가 가까워지고 세상이 정상화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기원제를 올리게 됐다”고 했다.

강영석 상주시장은 “상주는 경상도의 뿌리로서 역사적 깊이가 있는 도시로 존애원의 의미를 현대에 접목하는 등 지역의 훌륭한 정신문화를 널리 알리는 일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원제는 존애원이 주관했다. 존애원은 임진왜란(1592∼1598) 직후인 1599년 상산 김씨 등 상주지역 13개 문중이 계를 만들고 성금을 모아 창설했다. 이어 1602년 조선시대 최초의 사설 의료시설인 존애원(경북도기념물 제89호)이 한옥으로 건립됐다.



김일기 기자 kimik@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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