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바뀔 미래를 미리 만나다 11·끝) 비대면 사회, 사람과 공생하는 로봇산업

발행일 2020-06-09 15:39:28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사람 일자리 뺏는 존재서 비대면 사회 만드는 중요 요소 발돋움

코로나19 사태로 접촉 어려운 의료 분야 로봇 큰 활약상 보여

긍정적 로봇 도입 인식 변화…사람과 협업 관계로 공생해야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지난해 11월 유럽 최대 자동화 부품 특화 전시회인 독일 스마트 프로덕션 솔류션에 참가해 국내 로봇기업들과 한국로봇공동관을 운영했다.


코로나19 이후 로봇의 활용 영역은 넓어지고 있다.

사람의 일자리를 뺏어가는 존재로 여겨져 왔던 로봇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그 필요성과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제조공정에서 힘든 일을 도맡아 하거나 감염 위험성이 있는 업무를 대신 수행하는 등 비대면 사회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로봇 도입은 필수가 돼가고 있다.

◆코로나19 속 로봇 활약상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확산되면서 비대면 인식이 요구됐고, 로봇의 역할은 우리 생활에 사람이 하기 힘든 모든 영역에 다양한 활약을 펼치면서 이젠 없으면 안 될 만큼 중요해졌다.

특히 의료 분야의 서비스로봇은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다.

병원 입구에서 발열 체크를 하거나 손세정제를 사용할 만큼 내주는 로봇으로 인해 비대면이 철저하게 지켜졌다.

발열 체크 시 확인 대상자에 가까이 다가가지 않아도 되고, 손으로 직접 만져야만 했던 손세정제도 접촉없이 자동으로 받을 수 있게 됐다.

살균로봇도 정기적인 방역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구역을 지정해놓으면 살균로봇이 스스로 병실을 돌아다니면서 일정 패턴으로 소독을 한다.

의료폐기물 관리도 철저해지고 있다. 의료폐기물을 모아둔 창고에 정기적인 살균을 해야 하는데 로봇을 활용해 위생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또 현장에서 배출되는 의료폐기물을 모을 때 관리자를 따라다니는 로봇이 수거하고 운반해 감염 및 노동의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로봇산업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대구·경북지역 로봇기업 수는 220개로 전국 2천191개 사 중 약 10%를 차지한다.

대구는 전국에서 경기와 서울에 이어, 3번째로 로봇 기업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구지역 로봇기업의 총매출은 모두 6천647억 원으로 전년 3천200억 원 대비 3천447억 원이 증가해 2배 넘게 상승했다.

앞으로도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대책으로 로봇의 도입은 더욱 높아질 것이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로봇의 활용도는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로봇은 사람과 협업 관계

도입 비중이 확대될 로봇은 ‘협동로봇’과 ‘서비스로봇’이다.

협동로봇은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작업하면서 물리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로봇이다.

제조업체들이 투자 대비 수익성과 많은 초기설치비용 등 문제로 도입을 꺼려왔으나, 코로나19로 모든 상황은 달라졌다.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한 명이라도 확진 판정을 받게 되면 공장은 문을 닫아야 했고, 이는 기업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기업들은 제조공정에서 일부 과정을 로봇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로봇을 도입함으로써 코로나19 확산을 미연에 방지하고 안정적인 생산을 유지하겠다는 취지다.

일상생활 속에서는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 로봇과 치킨을 튀기는 로봇 등이 협동로봇에 속한다.

협동로봇이 주로 산업용으로 쓰인다면 서비스로봇은 한정돼 있던 분야를 더욱 확대한 것으로 교육, 의료, 국방, 건설, 경찰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정부는 서비스로봇을 물류·의료·돌봄·웨어러블 등 4대 분야로 나눠 보급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물류는 비대면이 중요해지면서 비접촉 택배가 더욱 강조될 전망이다.

돌봄 분야의 로봇은 과거 어르신의 대소변 처리를 도와주는 정도의 수준이었으나, 앞으로 병실마다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같이 놀아주는 기능까지 더해진다.

간호사가 일일이 돌아다니는 접촉 위험성과 우려도 방지할 수 있다.

의료 분야에서는 감염병 대응 3단계에 필요한 로봇들이 더욱 증가한다.

1단계 예방·보호, 2단계 응급대응, 3단계 치료 및 복구 단계에 쓰이는 각 로봇군을 개발해 충원하고, 기존 로봇은 용도에 알맞게 개조해 나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웨어러블 시장의 전망도 밝다.

제조공정에서 몸을 쪼그리고 앉아 일하는 근무자에게 허리나 허벅지를 부분적으로 받쳐줘 신체적 부담을 줄이는 옷이 차츰 생산되고 있다.

착용하면 힘이 증가하거나 총알을 막는 첨단 전투복 개발도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

문전일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은 “그동안 로봇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 존재로 인식돼 왔으나, 이번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람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공존하는 협업체제로 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며 “사회적인 인식도 점차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고 앞으로 로봇시장은 현재 예상했던 수치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감염병으로 인해 로봇 도입 및 활용에 대한 시기가 앞당겨지고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