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에서 열린 제33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을 마친 후 509호 조사실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에서 열린 제33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을 마친 후 509호 조사실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6·10 민주항쟁 33주년인 10일 민주주의 수호 의지를 표명하고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일군 민주화를 넘어 평등한 경제를 실현해 더 큰 민주주의로 향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의 6·10 기념식 참석은 취임 직후인 2017년에 이어 3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일상의 민주주의’를 강조했다.

그는 기념사에서 자유와 평등이 민주주의의 양 날개라고 언급하면서 “우리는 마음껏 이익을 추구할 자유가 있지만, 남의 몫을 빼앗을 자유는 갖고 있지 않다”며 “또한 지속가능하고 보다 평등한 경제는 제도의 민주주의를 넘어 우리가 반드시 성취해야 할 실질적 민주주의”라고 밝혔다.

또 “평화는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민주주의로 평화를 이뤄야 한다”며 “그렇게 이룬 평화만이 오래도록 우리에게 번영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갈등과 합의는 민주주의의 다른 이름”이라며 “우리는 갈등 속에서 상생의 방법을 찾고 불편함 속에서 편함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북한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대결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남·북관계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민주화운동과 민주주의를 언급하면서 ‘평화’와 ‘상생’을 강조함으로써 북한에 간접적인 메시지를 보냈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민주주의는 결코 후퇴할 수 없고, 민주주의를 향한 길은 중단할 수 없다”며 “정부도 일상의 민주주의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역설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민주인권기념관이 된 옛 남영동 대공분실을 찾았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이끌어 낸 6·10 민주항쟁의 시발점이 된 곳이다.

지난 1987년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에서 당시 서울대 언어학과에 재학 중이던 22살의 박종철 열사가 물고문을 받다가 숨을 거뒀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올해로 서른세 돌을 맞은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한 뒤 509호를 찾아 그곳에 마련된 박 열사의 영정에 헌화하고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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