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위 생활체육(20·끝)철인3종



▲ 지난해 열린 제15회 대구시 전국철인3종 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결승선을 가장 먼저 도착해 환호하고 있다.
▲ 지난해 열린 제15회 대구시 전국철인3종 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결승선을 가장 먼저 도착해 환호하고 있다.
‘극한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나를 만나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스포츠인 철인3종(트라이애슬론)을 놓고 하는 말이다.

철인3종은 인간의 육체를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스포츠다.

철인3종 풀코스는 수영 3.9㎞, 사이클 180.2㎞, 마라톤 42.195㎞로 총 222.6㎞다. 이 거리를 17시간 내에 완주해야 한다. 222.6㎞의 거리를 달리는 동안 나 자신과의 싸움을 즐겨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완주하면 ‘아이언맨’이라는 칭호를 부여받는다.

극기와 인내를 요구하는 지옥의 레이스인 철인3종의 매력에 한 번 빠져보자.



▲ 철인3종은 수영, 사이클, 마라톤으로 구성돼 있다. 참가자들이 물 속으로 뛰어들고 있다.
▲ 철인3종은 수영, 사이클, 마라톤으로 구성돼 있다. 참가자들이 물 속으로 뛰어들고 있다.
◆사소한 논쟁에서 시작된 철인3종

트라이애슬론은 라틴어의 ‘3가지(tri)’와 ‘경기(athlon)’란 단어의 합성어다.

3가지는 수영, 사이클, 마라톤을 의미한다. 이 3가지 운동을 경기가 시작되면 끊김 없이 연이어 실시한 후 시간 기록을 측정하는 운동이다.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경기이며 극기와 인내를 요구하는 초 지구력 스포츠다.

미국에서 시작된 철인3종은 뜻밖에도 ‘사소한 논쟁’에서 시작됐다.

1977년 한 마라톤 대회에서 미 해군 존 콜린 중령이 친구들과 함께 수영·사이클·마라톤 선수 중 누가 강하냐를 두고 설전을 벌이다 직접 경기를 해보자고 제안했다.

이날 콜린 중령이 제안한 내용은 하와이 와이키키 해안에서 3.9㎞를 수영하고 일주거리 180.2㎞인 오하우 섬을 사이클을 타고 달린 뒤, 42.195㎞의 호놀룰루 마라톤을 하루 만에 완주하자는 것.

그는 이 종목을 완주한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아이언맨’이라고 칭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1978년 2월 콜린 중령은 동료 14명과 함께 행동에 옮겼고 이것이 오늘날의 철인3종의 모태가 됐다.

이 경기가 세상에 알려진 일도 우연처럼 찾아왔다.

한 선수가 결승선 400야드를 앞에 두고 기어 들어오는 모습이 TV 전파를 탔고 이후 미디어들이 단골 메뉴로 이들의 모습을 담으면서 붐이 일어났다.

우리나라에서는 1987년 8월 동호인을 주축으로 생활 스포츠의 일환으로 대한트라이애슬론연맹이 창설됐다. 이후 1989년 국제트라이애슬론연맹이 창립되며 2000년 시드니 하계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 철인3종은 수영, 사이클, 마라톤으로 구성돼 있다. 사진은 참가자들이 사이클 도로 주행하고 있는 모습.
▲ 철인3종은 수영, 사이클, 마라톤으로 구성돼 있다. 사진은 참가자들이 사이클 도로 주행하고 있는 모습.
◆철인3종 경기 종류

트라이애슬론 경기 코스에는 △스프린트 코스 △올림픽 코스 △하프 코스 △풀 코스가 있다.

스프린트 코스는 수영 750m, 사이클 20㎞, 마라톤 5㎞다. 올림픽 코스는 수영 1.5㎞, 사이클 40㎞, 마라톤 10㎞며 하프 코스는 수영 2㎞, 사이클 90㎞, 마라톤 21㎞로 구성돼 있다. 풀 코스는 수영 3.8㎞, 사이클 180.2㎞, 마라톤 42.195㎞다.

이 밖에도 동계트라이애슬론(수영-산악자전거-달리기), 사이클과 달리기만 하는 듀애슬론, 수영과 달리기로만 구성된 아쿠아슬론이 있다.

◆철인3종 입문 방법

철인3종에 입문 하려면 기본적으로 수영, 사이클, 마라톤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모두 할 수 있는 입문자의 경우 동호인 클럽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많은 클럽들이 다양한 경기력과 경험을 가진 동호인들이 있고 코치가 있는 곳도 있다. 코칭을 받을 수 있거나 인맥을 넓힐 수 있는 것 이외에 훈련파트너도 찾을 수 있다.

대구에는 지역 최초의 철인3종 클럽인 대구철인클럽과 대구강북클럽, 달성철인클럽, 대구수성철인클럽, 달구벌철인클럽, 팔공철인클럽, 헐크철인클럽, 20대철인클럽, 도써철인클럽, 달비골철인클럽, 침산철인클럽 등 11개의 클럽이 있다.

철인3종 경기에는 자전거 등의 장비와 복장이 필요하다. 하지만 처음부터 고가의 장비를 마련할 필요는 없다. 대회 출전을 하려면 적어도 3개월 전부터 대회준비를 위해 꾸준히 훈련해야 한다.

스프린트 코스부터 시작해서 올림픽 코스, 풀 코스 순으로 범위를 넓히면 된다. 대회 마다 컷오프 시간이 있다. 대회 출전 준비 시 그것을 참고해서 훈련하면 된다.

기본적인 장비의 경우 수영은 수경, 수모, 보온복(웨트슈트)가 필요하다.

수모는 대회 주최 측에서 나눠 주는 것을 착용하면 된다. 철인3종 경기 종목 중 수영은 야외에서 할 때가 많다. 동호인들은 의무적으로 웨트슈트를 착용해야 한다. 웨트슈트는 체온을 보호해주고 부력을 좋게 해 수영을 쉽게 하도록 돕는다.

사이클은 헬멧과 사이클이 필요하다. 헬멧은 필수 사항이다. 국제대회를 제외한 국내대회에는 대부분 MTB(산악자전거)로도 출전이 가능하다.

마라톤은 경기복과 운동화가 필요하다. 경기복의 경우 전용 경기복을 착용할 필요는 없다. 평소 운동할 때 착용하던 복장으로도 참가할 수 있다.



▲ 오순영 회장
▲ 오순영 회장
◆대구시철인3종협회

대구시철인3종협회의 출발은 2001년부터다.

당시 초대 회장인 이종도 회장을 중심으로 대구트라이애슬론경기연맹이 창설됐다. 이어 2002년에는 대구시체육회 종목단체 준회원으로 이름을 올렸고 2004년 정회원이 됐다. 제1회 대구시장배 전국철인3종경기대회를 시작으로 제1회 꿈나무철인아쿠아슬론대회 등의 대회를 열었고 제85회 전국체전 철인3종 경기에서 종합 1위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2016년 9월 현재의 협회장인 오순영 회장이 취임하면서 협회는 철인3종 저변 확대 및 단합을 위해 힘쓰고 있다.

오순영 회장은 “여러 운동단체가 그렇듯이 우리 협회도 재정의 어려움이 있었다. 그리고 6개의 소속 클럽들의 단합이 잘 되지 않았다”며 “취임 후 제일 먼저 한 일이 클럽들의 단합이었다. 지금은 단합이 잘되며 클럽이 10개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대구시철인3종협회의 자랑으로 ‘대구시장배 철인3종대회’를 꼽았다.

그는 “대구시장배 철인3종대회는 전국 유일의 광역시 도심에서 열린다. 수려한 경관의 수성못과 신천을 배경으로 이뤄진다”며 “올해 16회 대회에서는 참가 신청 10시간 만에 1천여 명이 넘게 몰렸다. 이에 안전을 위해 참가신청자들을 제한하는 상황도 발생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돼 아쉬움을 남겼다”고 말했다.

대구시장배 철인3종대회는 그해 시즌의 출발을 알리는 첫 대회로 인식되고 있어 참가자 수가 전국 규모의 대회 중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많은 인원이 참여하고 있다.

오 회장의 향후 목표는 유소년 팀을 발굴하는 동시에 대회 규모를 키우는 것이다.

오순영 회장은 “현재 초·중·고등학교 등 청소년 클럽팀을 만들기 위해 교육당국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며 “2013년까지는 매년 어린이 유치원, 초등생, 중학생 등을 위한 대회를 개최했으나 재정 등의 이유로 중지됐는데 이 대회를 재건하기 위한 모임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구시장배 철인3종대회의 국제화를 이룰 것이다. 현재도 매년 수십 명의 외국인이 대회에 개인자격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이웃 국가인 홍콩, 중국, 일본 그리고 유럽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대회 규모를 키워 대구가 철인3종의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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