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후 8시41분께 대구도시철도 2호선 열차가 운행 중 터널 안에서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해 시민들을 놀라게 했다. 이날 이곡역에서 용산역으로 향하던 열차는 용산역에 들어가기 전 전기 공급이 끊겨 운행이 중단됐다.

도시철도공사 측은 “열차 안 비상등이 켜진 상태였고 안내방송도 했다”고 밝혔지만 사고 열차 승객은 물론이고 전체 시민들의 불안감은 해소될 수 없다. 열차가 터널 안에서 멈춰섰다는 사고의 유형과 근본 원인이 문제다.

승객 100여 명은 17분 가량 열차에 갇혀 불안에 떨어야 했다. 이후 뒤따르던 열차가 사고 열차를 밀어 안전지역으로 이동시킨 후 승객들을 하차시켰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사고가 난 열차는 앞선 역인 성서산업단지역과 이곡역에서도 순간 단전으로 멈췄지만 다시 전기 공급이 돼 용산역으로 가다 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 전기 공급이 완전히 끊기기 전 두 차례 전조 징후가 나타났으나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고 무시한 것이 사고의 원인이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도시철도의 안전관리는 정말 중요하다. 사소한 실수나 방심이 안전을 위협하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민은 지하철 사고에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지난 2003년 2월 1호선 중앙로역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로 192명이 숨지고 151명이 부상당한 사고를 잊지 못한다. 그에 앞서 1995년에는 상인동 1호선 1~2공구 공사장에서 일어난 가스폭발 사고로 101명이 숨지고 202명이 부상당하는 사고도 경험했다.

최근 들어서는 지난해 6월 3호선 용지역 방면으로 가던 열차가 건들바위역에 도착하기 전 선로 위에 멈춰섰다. 전동차 브레이크 컴퓨터가 다운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3호선은 이에 앞서 지난 2018년 10월 전동차 궤도 빔 연결장치 탈락으로 11시간 동안 운행이 중단됐다. 또 7월에는 전동차 전기관련 설비에 문제가 생겨 운행이 중단됐으며, 3월에는 선로 결빙으로 운행이 전면중단되기도 했다.

대구도시철도 1호선은 1998년 5월, 2호선은 2005년 10월 전 구간이 개통됐다. 지상 모노레일인 3호선은 2015년 4월 운행을 시작했다.

잠잠하던 대구 도시철도 사고가 2년여 전부터 잇따르고 있다. 1호선과 2호선은 개통 후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났다. 노후설비는 제때 교체되는지, 시스템 상 허술한 부분이나 매너리즘에 빠진 부분은 없는지 다시 한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 3호선은 무인운행 시스템이기 때문에 더욱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도시철도는 안전운행이 최우선이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