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무료급식소 47곳 중 25곳 운영 재개||코로나19 재확산의 창구 될 것 우려 목

▲ 최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대구문화예술회관 인근 무료급식소에서 도시락을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는 모습. 연합뉴스
▲ 최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대구문화예술회관 인근 무료급식소에서 도시락을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는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로 인해 문을 닫았던 지역 무료급식소들이 최근 속속 재개장하면서 대구시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취약계층을 위해 필요한 조치지만 혹시라도 무료급식소가 숙지고 있는 코로나19의 재확산 창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기 때문이다.



18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에 등록된 무료급식소는 총 47곳이다. 최근 25곳이 운영을 재개했다. 지난 2월17일 코로나19 확산으로 대구지역 급식소가 일제히 중단된 지 100여 일 만이다.



아직 재개하지 않은 나머지 시설들도 지역 코로나19 분위기를 지켜보며 재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무료급식소에선 밥과 국 등 기존의 배식형태가 아닌 빵, 도시락 등 간편식을 제공하고 있다. 무료급식소가 문을 닫은 후 굶주림을 겪던 취약계층과 노숙인들은 그마저도 감지덕지다.



김모(69)씨는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외출도 하지 못하고 집 안에서 컵라면 등으로 끼니를 때웠었는데 간편 도시락이라도 먹을 수 있는 무료급식소가 다시 문을 열어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시설 재개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국·밥 등 배식이 아닌 간편식 위주라고는 하지만 코로나19에 취약한 어르신과 노숙인들이 거리두기 없이 한 곳에 빽빽이 모여 급식을 받는 것은 자칫 코로나19 집단감염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



김진홍(33·서구)씨는 “가끔 무료급식소에 모인 행렬을 보면 너무 걱정된다”며 “만일 저곳에서 단 한 명의 확진자라도 있다면 또다시 대구의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할 텐데 방역은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걱정했다.



대구시는 무료급식소 이용객들의 발열 체크와 거리두기 등을 점검하며 나름의 방역 체계를 시행하고 있지만 ‘깜깜이’ 무증상 감염자들은 걸러낼 방법이 전혀 없다.



또한 종교단체나 개인이 선의로 무료급식을 실시하는 경우도 많아 현실적으로 이들 시설의 방역상태를 모두 점검하기란 쉽지 않다.



대구시 관계자는 “무료급식소가 방역에 취약할 수 있다는 많은 시민들의 염려를 알고 있다”며 “배식을 자제하고 방문하는 이들에게 발열 체크, 거리두기 등을 철저히 점검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겠다”고 전했다.



대구대 이진숙 교수(사회복지학과)는 “무료급식소 운영 재개는 취약계층의 복지와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한 장소에 모여서 배식 받는 현 체계보다 집으로 전달 하거나 지역사랑상품권, 쿠폰 등 바우처 형식의 지원으로 변형해 코로나19 확산의 빌미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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