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가치 조명하는 기획전 ‘새로운 연대’선보여

발행일 2020-06-23 17:26:04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재난과 인간의 삶에 대한 기록, 지역연고 작가 12명의 작품 400여 점 출품

대구미술관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삶의 가치를 모색하는 전시 ‘새로운 연대’를 선보인다
“예전과 같은 일상으로는 상당히, 어쩌면 영원히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대재앙이다. 이미 세계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지고 또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헌신으로 세상은 지금까지의 관성을 깨고 새로운 삶의 방식과 대안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일상의 많은 변화와 어려움이 다른 한편으로는 당연하게 누려온 삶의 많은 부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이 같은 상황에 대구미술관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삶의 가치를 모색하는 전시 ‘새로운 연대’를 선보인다. 오는 9월13일까지 계속되는 ‘새로운 연대’는 코로나19와 우리 삶에 대한 기록과 관찰, 경험과 상상을 기반으로 재난 속에서 공감할 수 있을 만한 삶의 면면을 공유하는 전시다.

지역 작가 12인과 함께 하는 이번 전시는 코로나19를 소재로 작업한 지역 작가들의 신작을 선보인다.

네 가지 섹션으로 이뤄진 이번 전시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기록적 성격을 지닌 사진과 인터뷰 영상 그리고 실시간 데이터와 같은 기록 매체를 바탕으로 코로나19 시대의 시간을 보여준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장용근은 이번 전시에서 열화상 카메라에 찍힌 인체 이미지를 포착한 37.5℃시리즈를 비롯해 짧은 교대시간에도 방호복을 갖추어야하는 간호사의 모습을 담은 ‘간호사’시리즈 등 재난 현장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사진 작품을 전시했다.

오정향 작,'평범한 날을 위한 환등상'
또 인간과 환경을 주제로 작업해 온 김안나 작가는 신작 ‘숨’을 통해 우리 생존을 위협하는 바이러스 뿐 아니라 인권의 문제를 논의하는 다의적 의미를 지닌 작품을 선보였다. 미술관 주변의 대기환경지수 데이터를 실시간 전송해 화면에 펼쳐진 가상현실이 반응하는 ‘라이브 시뮬레이션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도시풍경과 일상의 공간에 상상력과 온기를 불어넣는 미디어 아티스트 오정향 작가의 영상은 코로나 시간의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를 통해 마음의 연결을 시도한다. 오 작가의 신작 ‘완전히 새로운 세상’은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몇 달간 이전과는 전혀 다른 일상을 보내야했던 우리들의 이야기를 ‘마음의 연결을 위한 거리’인 2m에서 들려준다.

이어지는 두 번째 섹션에서는 거대한 화폭에 잠든 인간의 모습을 통해 한동안 잊고 지낸 일상 속 휴식의 달콤함을 일깨우는 심윤의 작품 ‘숲 속의 소파’가 전시된다. 또 먹과 종이를 주로 이용하는 권세진 작가와 사진작가 이지영의 ‘봄꽃 시리즈’를 통해 코로나19로 잃어버린 봄의 향기를 관람객에게 선사한다.

세 번째 섹션은 김영섭, 정재범, 김종희 작가가 ‘개인과 사회의 관계성’에 주목한 설치와 텍스트 작업을 선보인다. 사운드 설치작가인 김영섭은 소리 없이 진동하는 열일곱 개의 스피커 오브제와 그 위로 떨어지는 추의 관계를 통해 강한 ‘침묵’의 연대를 형상화한다.

김성수 작, '사람을 만나다'
마지막 섹션은 김성수, 장미, 황인숙 작가가 동화 같은 따스함과 긍정의 에너지를 통해 희망을 선사한다. 나무 조각가 김성수는 ‘사람을 만나다’라는 제목의 나무 작업을 선보인다. 나무가 가진 본래의 성격에 인간미와 친숙함을 새긴 조각은 다양한 인물상을 탄생 시켰다.

한편 전시에는 연계 프로그램인 ‘희망 드로잉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지역작가들이 시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드로잉과 영상을 제작해 대구미술관 온·오프라인을 통해 선보이는 이 프로젝트는 다양한 연령대의 지역 작가 100명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전시를 기획한 대구미술관 이정민 학예연구사는 “코로나19는 지역을 넘어 전 세계가 공유할 수 있는 공동의 경험인 만큼, 이번 전시는 공동체의 시공간에서 연대의 가치와 의미를 기억하고, 미술을 통해 동시대와 함께 호흡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의: 053-803-7907.

장용근 작, '37.5˚C'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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