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 예산 아닌 순수한 주민 기부를 통해 마련 더욱 뜻 깊어

▲ 칠곡군이 지난 19일 서울 이태원의 주한에티오피아 대사관을 방문해 군민들의 자발적 기부로 마련된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비롯 감사의 편지를 전달하고 있다.
▲ 칠곡군이 지난 19일 서울 이태원의 주한에티오피아 대사관을 방문해 군민들의 자발적 기부로 마련된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비롯 감사의 편지를 전달하고 있다.
‘70년 만에 은혜 갚으러 왔습니다.’

백선기 칠곡군수가 6·25전쟁 당시 아프리카에서는 유일하게 전투병을 파병한 에티오피아와 마스크를 통한 보훈 외교에 나섰다.

백 군수는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 주한에티오피아 대사관을 방문해 주민들의 기부를 통해 마련된 마스크 3만 개와 손 소독제 250병 등 코로나19 방역 물품과 손 편지 700여 통을 전달했다.

70년 전 에티오피아 6·25전쟁 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기 위해서다.

전달식은 백선기 군수, 쉬페로 시구테 주한 에티오피아 대사, 암하 공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대사관 앞마당에서 열렸다.

전달된 마스크는 칠곡군 예산으로 구입한 것이 아닌, 각계각층의 주민들이 자발적 기부로 마련된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지난 4월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6천37명의 헌신에 결초보은을 위해 칠곡에서 시작된 ‘6037 캠페인’ 물결이 전국으로 확산해 두 달여 만에 목표했던 6천37개의 5배인 3만 개를 넘어섰다.

참전용사에게 전달될 감사의 마음을 담은 손 편지도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쉬페로 쉬구테 대사는 “2014년부터 7년째 에티오피아 지원 사업을 이어온 백선기 군수의 진정성과 보훈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느껴진다”며 “이번에 전달된 마스크가 코로나19로부터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과 그 후손들을 지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의 값진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다”며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참전용사에게 마스크 전달할 수 있게 되어 더욱 뜻 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임철 기자 im72@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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