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월성원전 맥스터 증설에 대한 해답은

발행일 2020-06-25 14:36:24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강시일

2사회부

폴란드 기자 출신 소설가 헨리크 시엔키에비치가 쓴 ‘쿠오바디스 도미네’는 역사소설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로 해석되는 이 작품은 영화로도 제작돼 세계인들에게 많은 감동을 선물했다.

로마시대 네로황제가 군대를 동원해 기독교를 탄압하는 장면은 종교를 떠나 사랑과 집념을 사실적으로 표현해 감명을 이끌어냈다. 정의가 승리한다는 주된 내용은 애국적 역사소설로 평가되고 있다.

경주 월성원전의 맥스터 증설을 두고 시민들의 찬반여론이 대립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지만 이를 이끌어줄 리더십의 실종으로 길을 잃은 경주시민들이 외치는 절규는 마치 쿠오바디스 도미네로 연상할 수 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월성원자력본부노동조합 등은 “맥스터를 증설하지 않으면 월성2,3,4호기는 내년 연말에 가동을 중지해야 할 입장”이라며 시민들의 찬성을 호소하고 있다.

월성원전은 경주지역에 하루 1~2억 원의 부가가치를 생산하며 일자리 창출, 문화예술 등의 다양한 분야에 미치는 영향력은 헤아릴 수 없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는 원자력핵폐기물 처리 방향을 정하기 위해 재검토위원회에 주민들의 여론을 모아줄 것을 위탁하고, 경주지역실행기구는 이를 대행하기 위해 주민설명회를 거쳐 시민들의 뜻을 대신 전달할 165명의 시민참여단을 지난 22일 구성했다.

그러나 맥스터 증설을 반대하는 환경단체와 일부 양남면민들은 반대를 위한 모임을 결성하고, 맥스터 증설 반대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동경주지역 감포읍과 양북, 양남면 주민들 사이에 찬성과 반대 의견으로 갈라져 주민갈등이 표면화 되고 있다.

경주 양남면과 서라벌문화회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맥스터 증설에 대한 주민설명회는 반대하는 단체와 일부시민들에 의해 잇따라 무산되거나 연기되는 사태를 빚으며 주민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졌다.

이러한 사태는 지역의 주요 현안사안에 대해 경주시와 경주시의회, 경주시의회 원전특별위원회 등의 리더그룹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갈등을 부추기는 꼴이 되었다. 보다 강력한 리더십이 요청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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