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어린아이 키 높이 곳곳에 손 소독제 비치, 사고위험 높아 대책 급선무

손 소독제 등 무분별하게 방치…각막 화상, 피부염 등 호소
대구시 등 관련 지침 없어…일부 지자체, 자체적인 공문 내려 예방
아파트 엘리베이터 등 거리유지 및 대처방법 안내문 붙이기도

대구 북구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비치한 손소독제. 사용시 안전거리 유지와 펌핑구 방향을 확인하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대구지역 곳곳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손소독제, 자동 소독분사기 등의 약제가 무분별하게 방치되면서 위험한 상황들이 연출돼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행정기관에서 각종 소독용 약제의 주의사항에 대한 지침은 전무한 가운데 지역민들이 자체적인 공문을 마련해 안전사고 예방에 나서고 있어 문제가 심각한 실정이다.

지난달 21일 대구 달성군에서 5살 아이가 엘리베이터에 비치된 손소독제를 사용하려다 소독액이 눈에 튀면서 각막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대구 수성구에 거주하는 가정주부 A(33)씨는 대형마트 벽에 붙어 있던 자동 분사 소독제가 7살 아들의 목에 분사돼 피부염을 앓는 사고를 겪었다.

지역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에도 사고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한 맘 카페에는 ‘어린이집에서 손소독제가 4살 아이의 눈에 들어가 안과를 갔더니 각막 손상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다보니 소독제 입구가 굳어 잘못 튄 경우가 많다’, ‘어른인 내게도 얼굴에 튀어 피부 알레르기를 겪었다’ 등에 대한 글이 속속 올라와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손소독제는 안과에서 사용되는 수술용 소독제 보다 4배 가까이 알코올 농도가 진해 사람들의 눈, 피부 등 약한 부위에 튈 경우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것.

6살 자녀를 둔 주부 황모(36·여·북구 침산동)씨는 “평소 차 안에 손소독제를 두고 썼는데 위험하다는 소식에 곧바로 치웠다. 어른들의 편의를 고려한 손소독제는 대부분 아이 키보다 높은 곳에 비치돼야 하지 않느냐”며 “코로나19 때문에 여러모로 피해를 입고 있는데, 부수적인 피해까지 발생하니 답답한 노릇이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주의사항에 대한 지침은 전무한 가운데,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주부 이모(31·여·남구 대명동)씨는 “어린이집이나 학교에서도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주의사항을 안내해야 한다”며 “아파트 입구에 설치한 손소독제의 위치도 바꿔야 할 뿐만 아니라, ‘어린아이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안내 문구도 넣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지자체나 민간단체에서는 자체적으로 주의 및 대처방안 등에 대한 공문을 마련해 보낸 상황이다.

달성군청 안전방지과 관계자는 “어린 아이들이 쉽게 만지지 못하게 하고, 주민들이 주의할 수 있도록 동사무소와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엘리베이터에 안내문과 대처방법을 붙이라는 공문을 내렸다”고 말했다.

대구시 보건건강과 관계자는 “현재로는 코로나19 대응이 급선무로 지자체별 지침을 별도로 내리고 있지 않다”며 “추후 상황을 지켜보고 전문가 등 검토를 거쳐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영남대 가정의학과 이근미 교수는 “손소독제가 눈에 들어갔을 경우 식염수로 잘 씻어내고 피부발진이나 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계속 된다면 병원에 가야한다”며 “손소독제가 화학물질이나 독성 성분이 있지는 않지만, 사고가 났을 경우 사전에 대처법 등을 미리 숙지하고, 아이들의 시야에 맞는 손소독제 위치를 조정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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