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산업이 재도약 기회를 맞았다. 정부가 포항시 등 3개 철강도시의 중소규모 철강업체들에 대해 자금 및 기술 지원 등을 할 수 있는 개발 사업이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 돌파구를 찾게 된 것이다. 지원 규모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발전을 꾀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중소 철강사의 미래 기술력 확보 등 철강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철강 산업 재도약 기술 개발 사업’이 예타 조사를 최종 통과했다. 내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총사업비 1천354억 원 규모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고부가가치화 기술개발, 친환경 자원순환 기술개발, 산업공유자산 구축 등이 목적이다.

이 사업은 그동안 대기업 중심의 범용 소재 위주 양적 성장에 한계를 인식, 중소 철강사의 역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새로운 성장 주체로 삼기 위해 마련됐다. 지자체와 산·학·연이 협력해 철강 중소기업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국내 철강 산업은 글로벌 철강산업의 공급과잉과 수요 부진 및 가격 하락 등으로 경영 어려움을 겪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최근엔 코로나19라는 복병까지 등장해 위기를 맞았다. 포스코로 대변되는 대표적인 철강도시 포항의 경제도 덩달아 추락했다. 이 때문에 경북도와 포항시는 돌파구 마련에 힘을 쏟아왔다.

예타 통과에 따라 최근 심화되고 있는 중소 철강사에 활력을 불어넣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그간 포스코 포항제철소 중심의 양적 성장에 기대왔던 도내 철강산업에 중소·중견 철강기업이 주요 축이 되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이 사업은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에 반영, 시작됐다. 이후 산업부와 포항시, 관계 기관이 노력 끝에 지난해 말 예타 대상 사업에 선정됐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시의적절하게 예타가 통과돼 국가 철강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원동력이 마련돼 다행”이라면서 “철강 산업이 도내 제조업 르네상스를 선도하는 주력 산업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 사업은 그동안 예타 문턱에서 3차례나 탈락한 끝에 통과돼 그 의미가 남다르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정부 정책에 맞춰 수정하고 중앙부처에 사업 추진을 적극 건의하는 등 로비 끝에서야 가능했다. 지역 국회의원과 여당 정치권도 힘을 보탰다.

예산이 당초 계획한 3천억 원에서 절반 이하인 1천354억 원으로 줄어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앞으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 철강 산업을 또 다른 경지로 올려놓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대구·경북 발전의 전기가 되기를 바란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