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구미 일원에서 개최 예정이던 제101회 전국체전이 내년으로 1년 연기된다.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감염병이 우리의 삶 전 분야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안타깝지만 부득이한 결정이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 전국체전 개최 예정지역(2020년 이후) 5개 시도대표는 지난 3일 향후 대회의 1년씩 순연에 합의했다. 대한체육회 이사회 의결과 방역당국 협의를 거쳐 이번 주 중 공식 발표된다.

대회순연 결정은 차기 대회(2021년) 개최지인 울산의 통 큰 배려가 결정적이었다. 울산은 이미 내년 대회 개최를 위해 적지않은 예산을 투입해 준비하는 과정에 있었기 때문에 순연 동의 결정이 쉽지만은 않았다는 것이다.

순연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구미체전은 건너뛸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지역민들의 허탈감은 물론이고 전체 예산 1천500억 원의 80%가 넘는 1천290억 원을 이미 시설비 등에 투자한 상태여서 예산 낭비 요인도 적지 않을 상황이었다.

코로나19 때문에 2020 도쿄올림픽도 1년간 순연됐다. 올림픽은 4년마다 개최되기 때문에 순연해도 다음 대회 일정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전국체전은 매년 열리기 때문에 연기 결정이 더 쉽지 않다.

일제강점기인 1920년 제1회 전조선야구대회를 시작으로 이어져온 전국체전은 중일전쟁(1938~1944년)과 6·25전쟁 첫해(1950년)를 제외하곤 매년 열렸다. 대회 연기는 전국체전 100년 역사 상 처음이다.

이번 전국체전 연기 합의는 코로나19 극복이라는 국가적 과제 앞에서 각 지자체가 서로 돕는 상생의 정신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하다. 지역 이기주의를 벗어난 결정이어서 진정한 스포츠 정신의 발양이라 할만하다.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조정기능도 돋보였다.

현 시점에서 각종 스포츠 대회는 코로나19로부터 참가 선수단 보호와 지역사회의 안전이 우선이다. 대규모 선수단 이동이 지역 간 코로나19 전파 루트가 돼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대회 순연으로 1년간 구슬땀을 흘리며 준비해 온 선수들에게 불익이 돌아가지 않을까 걱정된다.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내년 개최되는 구미 전국체전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국민 대화합과 치유, 위기극복 그리고 경제 활성화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대회로 치러져야 한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내년 대회를 더욱 알차게 준비해 국민적 성원에 보답해야 한다.

지금 지역사회에서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입지문제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번 전국체전 순연 합의정신이 군위와 의성의 대승적 결단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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