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우리 사회를 전대미문의 혼란으로 몰아넣고 있다. 코로나19가 엉뚱한 곳으로 불똥이 튀었다. 급기야 장기 이식을 기다리던 환자들이 기증 장기가 뚝 끊겨 수술을 받지 못하는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이 됐다.

대구지역에서 장기 기증을 기다리는 수백 명의 환자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장기 기증에 관심이 떨어지면서 수술 등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 코로나 감염 우려로 장기 기증이 큰 폭으로 준 때문이다. 보건소와 종합병원 등의 업무가 코로나19 위주로 전개되면서 업무가 마비돼 홍보 캠페인 차질 등으로 장기 기증 자체가 뚝 끊겼다는 것이다.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와 한국신장장애인대구협회 등에 따르면 대구지역 장기 기증 희망자는 2017년 2천450명, 2018년 2천583명, 지난해 4천300명으로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 상반기 장기 기증 희망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4%가량 준 1천324명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지역 내 신장 이식 대기자는 2017년 267명, 2018년 287명, 지난해 286명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서는 지난 6월 말 기준 159명이 장기 기증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대기자와 가족들의 애타는 심정에도 불구하고 대구에서는 점차 기증 희망자가 줄고 있다. 코로나19 대책에 전념하는 종합병원 등이 이식 수술 여건을 갖추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 장기기증 희망을 접수하는 각 지자체의 보건소 및 종합병원 등의 일반 업무 마비도 한 원인이다. 장기 기증 의사가 있는 시민들 중에도 감염 우려 때문에 방문을 꺼려 신청률이 많이 줄어든 탓도 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헌혈자가 줄어 혈액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혈액 부족은 그나마 학생과 군인 등의 단체 헌혈로 급한 불을 끌 수도 있다. 하지만 혈액과는 달리 기증 장기 부족은 긴급 조달이 쉽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말기 장기 부전 환자에게 자신의 장기를 대가없이 기증해 꺼져가는 소중한 한 생명을 살리는 생명 나눔에 시민들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장기 기증은 환자의 삶의 질을 높여준다. 자신의 신체 일부를 나눠 이웃을 살리는 인간 존중 활동이다.

지금도 1시간에 한 명꼴로 장기이식 대기자가 새로 생기고 있다. 하루 평균 5명이 장기이식을 기다리다가 숨진다. 1명의 기증이 9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한다고 한다. 생명 나눔의 거룩한 행위가 중단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홍보와 시민들의 참여로 꺼져가는 생명을 구할 수 있길 바란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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