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청, “코로나19 숙지지 않아 무기한 휴장 연장”||타 캠핑장이 문을 다 연 상황에서

▲ 6일 오후 봉무야영장 입구에 걸린 휴장 안내 현수막. 생활방역 세 달째 접어들었지만 관리당국인 동구청은 관리가 힘들다는 이유로 봉무야영장의 휴장을 무기한 연장해 시민들이 헛걸음을 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 6일 오후 봉무야영장 입구에 걸린 휴장 안내 현수막. 생활방역 세 달째 접어들었지만 관리당국인 동구청은 관리가 힘들다는 이유로 봉무야영장의 휴장을 무기한 연장해 시민들이 헛걸음을 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박지훈(36)씨는 최근 가족과 함께 도심 속 캠핑장인 동구 봉무야영장을 찾았다가 큰 낭패를 봤다.



주말을 가족과 함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야외에서 지내겠다는 부푼 기대를 안고 무거운 캠핑 장비를 둘러맨 채 땀을 흘리며 야영장에 도착했지만, 정작 이들을 맞이한 것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휴장을 연장한다는 현수막이었다.



박씨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난 지 벌써 두 달이 넘었고, 다른 캠핑장은 다 조심해서 운영하는데 유독 봉무캠핑장만 문을 걸어잠그고 있을 줄 생각도 못했다”며 “최소한 시민들에게 홍보를 하거나, 공원 입구에 ‘휴장 안내’라도 붙여놨으면 이 고생은 안 했을 텐데…”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생활방역이 세 달째 접어들며 캠핑이 ‘언택트’ 여가수단으로 널리 각광받고 있는 상황에서 대구의 대표적인 도심 캠핑장인 동구 봉무캠핑장이 관리가 힘들다는 이유로 무기한 휴장에 들어가 시민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관리당국인 동구청은 야영장 휴장 안내조차 제대로 공지하지 않아 시민들의 헛걸음을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992년 동구 봉무공원에 조성된 봉무야영장은 현재 대구 도심 속 유일한 무료 캠핑장으로 도심 속 휴양을 즐기려는 시민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 왔다.



6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지역에 등록된 캠핑장은 모두 15곳이며 지자체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는 곳은 10곳이다. 이중 봉무야영장만 계속 휴장 중인 상태다.



동구청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야영장이 문을 열면 24시간 자유롭게 운영되는 만큼 방역에 구멍이 뚫릴 수 있어 불가피하게 휴장을 연장하게 됐다”며 “야영장 관리 인력이 없어 당분간 재개장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봉무야영장을 제외한 대구의 모든 캠핑장이 문을 연 상황에서 봉무야영장만 코로나19 확산의 우려 때문에 휴장을 연장한다는 해명은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



미 개장 상태인 북구 산격야영장의 경우는 코로나에 지친 시민들의 휴식공간 제공을 위해 입장 명부를 적고 무료로 입장객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대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동구청은 봉무야영장의 휴장 소식을 구청 홈페이지에 꼭꼭 숨겨둬 수많은 캠핑족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온라인에 봉무야영장의 홈페이지가 별도로 만들어져 있지 않은 데다, 동구청 홈페이지에 접속해 봉무공원 야영장 카테고리로 힘들게 찾아 들어가야 겨우 작은 글씨의 휴장 안내 공지 글을 볼 수 있는 것.



이에 휴장소식을 알지 못한 캠핑족들이 막상 현장에 도착해서야 휴장 안내 현수막을 보고 발걸음을 돌리는 헛걸음 사태가 이어져 불만이 높은 실정이다.



최정현(41·동구)씨는 “아직까지 방역 우려로 휴장한다는 구청의 해명은 백 번 양보해서 이해한다 쳐도 시민들이 잘 알아볼 수 있도록 제대로 된 휴장 공지조차 하지 않아 캠핑가족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는 점은 정말 아쉽다”며 “코로나에 지친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봉무야영장도 예산과 관리 인력을 확보해 하루빨리 개장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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