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기법을 덧입힌 금속공예의 화려함을 마주하다…금속공예가 정양희 교수 퇴임 기념전

발행일 2020-07-07 16:39:52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백프라자 갤러리 전관에서 7월14일~19일, ‘산 시리즈’ 등 선보여

1세대 금속공예가 정양희 대구가톨릭대학 교수 퇴임 기념전이 대백프라자 갤러리 전관에서 열린다. 사진은 금, 은, 백금, 오동, 색박을 사용한 정양희 작 '여'
“든든한 후원자였던 아버지의 큰 그늘이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레 제 작품의 주제인 산으로 표현됐습니다. 저에게서 산은 곧 아버지이고 제 작업의 모티브이기도 합니다. 너른 품으로 모두를 품는 산을 통해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대자연의 섭리를 배웁니다.”

금속에 창작이라는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예술로 승화시켜 내는 ‘1세대 금속공예가’ 정양희 대구가톨릭대 교수 ‘퇴임 기념전’이 대백프라자 갤러리 전관에서 열린다.

오는 14일부터 19일까지 이어지는 퇴임 기념전에는 그의 대표작 ‘산속의 정감’을 비롯해 ‘여’, ‘목단’, ‘빛의 향연’ 시리즈 등 다양한 금속공예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정양희 작 '산속의 정감'
30여 년간 금속공예 외길을 걸어온 작가의 이번 기념전은 한국금속공예의 흐름을 되짚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또 이번 전시에는 작가에게 금속공예를 익혀 활동하는 제자들로 구성된 ‘은채회’ 회원전도 함께해 그 의미를 더한다.

작가는 금, 은, 백금, 동판, 색박(색깔을 넣은 재료를 종이처럼 얇게 늘여 만든 것), 오동(검붉은 빛이 나는 구리) 등 금속재료를 이용해 판금기법과 상감기법, 돋을새김기법, 칠보기법 등으로 작품을 제작하는 우리나라 대표 금속공예가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화려하고 여성적인 감성을 자극하는 보석과 원석을 이용한 브로치나 펜던트, 목걸이, 반지, 귀고리, 노리개 등 금속 주얼리 작품도 함께 선보인다.

탁월한 예술적 감각은 물론 장인의 섬세한 기술까지 어울러져야 하는 금속공예는 미술 분야에서 가장 힘든 장르중 하나로 꼽힌다. 무엇보다 금속을 다루는 작업특성상 강인한 체력도 요구된다.

정 교수는 “체력이 뒷받침 되던 젊은 시절엔 수없이 반복되는 망치질과 담금질에도 열정 하나로 힘든 줄 모르고 작업했다”면서 “요즘은 재료를 옮기는 것 같은 힘든 작업은 후배들의 도움도 받는다”고 소개했다.

정양희 작 '나비'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한 그는 졸업 후 금속공예의 매력에 빠져 일본 유학길에 오른다. 기혼으로 자녀까지 둔 몸이었지만 금속공예를 제대로 배우겠다는 열망 하나로 동경예술대학에서 본격적으로 금속공예를 공부하게 되는데 그런 그를 뒤에서 묵묵히 후원해 준 사람이 바로 아버지이다. 귀국 후 아버지의 큰 그늘을 그리워하며 만든 작품이 그의 대표작품 ‘산’’시리즈다.

1980년 이후 파리, 런던, 로마, 동경, 서울 등에서 약 30여 회의 개인전과,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초대작가,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출품 등 국내외 각종 초대전과 그룹전에도 300회 이상 작품을 출품했다.

또 1995년 대한민국 공예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한국공예가협회상(2006년), 대구시 공예대전 초대작가상(2010년)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전시문의: 053-420-8015.

정양희 작 '목단1'. 적동과 금을 사용해 작가만의 정갈한 ‘돋을새김기법’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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