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이슈추적/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운명은

결국 갈 데까지 간 국면이다. 10년 넘게 우여곡절을 겪으며 추진해 오고 있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얘기다. 대구 동구·북구 주민들이 K2이전주민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한 2007년을 기점으론 보면 14년, 통합신공항 추진의 출발점이 된 영남권신공항 무산과 김해신공항 확장이 결정된 2016년부터 치면 4년이다. 그 긴 세월 동안 여러 고비를 넘겼던 통합신공항의 운명이 오는 7월31일 최종 판가름 난다.

애초 통합신공항 이전지 결정은 지난 7월3일 있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방부가 ‘단독후보지 부적격, 공동후보지 판단 유예’라는 결정을 내놓으면서 이달 말로 변경된 것이다.

이제 남은 시간은 20여 일뿐이다. 그러나 상황은 현재로선 결코 순탄치 않아 보인다. 군위군은 국방부 결정이 난 지 이틀 뒤인 5일, 단독후보지 부적격 결정에 대한 법적 대응 방침과 공동후보지 합의 불가 입장을 공식화했다. 또 군위군 설득에 나선 대구시와 경북도는 묘안을 궁리하고는 있지만 군위군의 입장 변화를 가져올 만한 새로운 카드가 잘 안 떠오르는 듯하다. 결국 이대로라면 기존 중재안이라는 틀 안에서 군위군을 설득해 입장 변화를 끌어내야 할 판이다.

그러나 국면의 극적 변화를 기대해 볼 만한 여지가 아직 남아 있다는 관측도 있다. 많은 시도민들은 선택지가 하나로 좁혀진 지금의 상황 자체가 오히려 군위군에 입장 변화를 재촉할 수 있는 새로운 카드가 될 수 있을 거란 희망 섞인 기대를 하고 있다.

550만 시도민의 염원과 통합신공항의 경제효과 등이 유효한 상황에서 공동후보지 거부가 결국 통합신공항 전체 사업 무산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란 사실은 군위군으로서도 절대 외면하기 쉽지 않을 부담이 될 거란 분석이다. 군위 군민들에게 냉철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해 달라고 시도민들이 호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 시도민은 군위군이 대승적 차원에서 결단하고 응답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시도민들이 이렇게 통합신공항 건설에 사활을 걸다시피 하는 이유는 누구나 알듯이 대구,경북의 추락하는 현실 때문이다. 농촌은 인구감소, 도시는 청년층이탈 등이 가속하며 시간이 흐를수록 지역의 쇠퇴는 뚜렷해지지만 그 돌파구는 쉽게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조~30조 원이라는 예산이 투입되고 중장기적으론 대구경북 경제발전의 추동력이 될 프로젝트로 평가받는 통합신공항 사업은 대구경북으로선 절대 놓칠 수 없는 기회이고, 도약의 발판이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만에 하나 7월31일까지 공동후보지 유치 신청이 안 돼 통합신공항 건설이 무산된다면, 날아가 버릴 지역발전의 꿈과 기회, 그리고 화난 민심은 또 무엇으로 위로할 것인가, 시도민들이 지금 가장 걱정하는 일이다.

물론 그동안 군위군의 주장대로 단독후보지 신청은 법적으로 아무 하자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선택지가 이미 지워진 상황에서라면 부득불 그것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것이고, 그 대신 지역 전체가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순리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군위군이 끝내 공동후보지 유치 신청을 거부한다면 다른 지역을 제3후보지로 해서 통합신공항 사업을 처음부터 다시 추진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는 여러 여건상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적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 시도민들의 통합신공항 열망

통합신공항과 관련해 최근 지역 한 일간지가 대구 8개 구청장과 경북 23개 시장, 군수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치단체장 23명(74%)이 공동후보지(군위 소보-의성 비안)를 선택했다고 한다. 단독후보지는 3명, 제3후보지는 4명이 선택했다.

경북상공회의소협의회에서는 6월 말 성명을 내 통합신공항 조기 착공을 촉구했다. 협의회는 위중한 지역경제 현실 속에서 “대구경북과 대한민국을 일으킬 통합신공항 건설이 지역 이기주의로 인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백지화된다면 대구경북의 성장을 100년 후퇴시키게 된다”며 “통합신공항은 항공산업 물류 문화관광 유통 발전으로 대구경북 경제를 다시 세울 초대형 매머드급 사업으로, 빨리 건설돼야 대구경북 경제 활성화는 물론 인구 유입을 촉진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경북상공회의소협의회에는 구미 김천 안동 포항 경주 영주 경산 영천 칠곡 상주 등 도내 10개 시,군 상공회의소가 참여하고 있다.

지역 4년제 대학총장 협의체인 대구경북지역대학교육협의회도 7월1일 통합신공항 이전부지의 조속한 선정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이들은 “신공항의 선정이 이기주의가 아니라 대승적 차원에서 지역민의 이익을 위해 절제와 배려의 미덕이 발휘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경북도의회 의장단은 6월30일 의성군수와 군위군수 차례로 만나 양보와 타협을 촉구했고, 경북노인회는 6월30일 통합신공항 이전부지 선정을 촉구하는 결의를 했으며, 경북도체육회는 경북도체육인 전체의 이름으로 7월1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결정 촉구 결의문을 채택했다.

◆ 남은 시간, 군위의 입장 변화 있을까

지금 대구경북민 전체의 눈과 귀는 군위로 향하고 있다. 통합신공항이 공동후보지에 들어설 것인가 아니면 무산될 것인가, 대구경북의 미래가 군위 군민들의 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5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군위군은 “대구군공항이전부지선정위원회의 단독후보지 부적격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 앞으로 군위군은 법적 대응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군민들의 억울함을 풀고 그 뜻을 관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군위군의회 및 주민협의회와 간담회를 해 도출된 결론이라고 했다.

그러나 군위군 내부에서도 실리를 찾아야 한다는 반응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아무것도 손에 남는 것 없이 이렇게 끝낼 수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유치신청 기한이 가까워질수록 공동후보지 유치신청 여부를 놓고 군위 군민들 사이에서도 논의가 전개될 거란 예측이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이 기간 전방위적으로 군위 설득 작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이제 공동후보지를 통합신공항 이전부지로 선정하기 위해 군위가 소보를 신청하는 것만 남았다. 두 군은 대립과 반목을 끝내고 상생과 공동발전을 위한 대역사를 함께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달 말까지 군위군을 설득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시, 도의 설득 작업은 국방부와 대구시, 경북도가 이미 제시한 ‘공동후보지 결정을 위한 중재안’이 밑그림이 될 것이란 예상이다. 중재안에는 △민항터미널 및 부대시설(계류장 여객 및 회물터미널 주차장 호텔 등) 건설 △군 영외관사 2천500가구 건설 △항공클러스터 군위,의성 각 330만㎡ 조성 △공항IC 및 공항진입도로 신설 △군위 동서관통도로 신설 △시, 도 공무원 연수시설 건설 등의 계획이 들어 있다.

◆ 국방부 결정 그리고 제3후보지 주장

통합신공항 제3후보지 안은 주로 대구 쪽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공동후보지가 대구에서 거리(64km)가 다소 멀어 대구 시민들이 이용하기에는 불편할 것이란 게 그 배경이다. 그래서 공동후보지와 비교해 대구에서 상대적으로 가까운 성주, 고령, 영천 등지를 통합신공항 이전지로 다시 선정하자는 주장이다. 통합신공항대구시민추진단은 6월 말 “군위, 의성 간 합의가 끝내 불가능해지면 국방부에 제3지역 선정을 위한 절차를 조속히 추진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북도는 ‘제3후보지’ 주장에 대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유치 의사를 명확하게 나타낸 곳도 없고, 실제로 그런 곳이 있더라도 그 지역 내 의견수렴 과정에서 나올 찬성, 반대 입장의 주민들을 중재하는 일이 이미 경험해 봤듯이 절대 쉽지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한편, 국방부는 7월3일 대구군공항이전부지선정위원회를 열고 단독후보지(군위 우보)에 대해서는 부적격, 공동후보지(군위 소보-의성 비안)에 대해서는 7월31일까지 판단 유예 결정을 내렸다. 단독후보지는 올해 1월21일 실시한 의성-군위 전 군민 주민투표 결과에 반하고, 공동후보지는 지자체장의 유치신청 선정 절차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게 설명이었다.

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메인사진-대구경북의 재도약을 견인해 줄 것이란 기대 속에 추진 중인 통합신공항의 이전지 최종 결정일이 7월31일로 예정된 가운데, 군위군의 공동후보지 유치신청 여부에 시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월3일 열린 ‘제6회 대구군공항 이전부지선정위원회’에서 국방부장관이 심의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서브사진1-대구공항 인근에서 공군 F-15K 전투기가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브사진2-이철우 경북도지사가 7월1일 정세균 국무총리를 찾아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 등 현안에 관심과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브사진3-권영진 대구시장이 7월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구경북지역 국회의원 간담회에 참석,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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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우기자
댓글 1

ssje*****2020-07-08 14:30:43

정말 중요한 시점에와있습니다. 대구경북의 100년대계를 위해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서있습니다. 논설위원님 말씀대로 서로 다른 주장만 하다가는 옛날 속담대로 "닭쫓던개 지붕쳐다보는 격"이 될거같아서 심히 걱정됩니다. 지금 외부의 상황은 코로나 뿐만 아니라 가덕도 신공항 이슈까지 들고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구경북내부에서 서로 반목과 갈등이 지속된다면 지역발전의 기회는 날아갈것입니다. 투표결과가 다소 미흡하더라도 서로 양보하면서 미래 발전을 위한 상생의 노력은 불가능한가요? 양쪽 군수님? 10년 20년 아니 100년후 우리 자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몇번을 생각하고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