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을 이제야 한다는 게 늦은 감이 없지 않습니다. 이미 건립됐어야 하는 사업이 지금이라도 제대로 추진됐으면 좋겠고 힘을 모으겠습니다.”(민족저항시인 이육사 친딸 이옥비 이육사추모사업회 상임이사)
20일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린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 사업 발기인 대회에서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 및 대구지역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기념관 건립 추진을 공식 선언했다.
민간 주도로 추진되는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 사업은 독립운동가 후손 등이 직·간접적으로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어서 의미가 깊다.
대구형무소 역사관 및 대구독립운동 역사관 역할을 할 기념관은 팔공산 기슭의 동구 용수동 산67-1번지에 자리 잡을 예정이다.
추진위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대구형무소에서 순국한 독립운동가는 독립유공 서훈자 176명, 미서훈자 4명 등 180명으로 서대문형무소(175명) 보다 많다.
또 대구의 독립유공자(1925년 기준 159명)는 당시 인구 비례로 계산했을 때 서울의 1.6배, 부산의 3배, 인천의 5배나 된다.
이날 발기인 대회에 앞서 오찬 자리에 독립유공자 후손 및 지역 원로들은 기념관 건립이 차질 없이 진행되기 위해 힘쓸 것을 약속했다.
임시정부 권준 내무차장의 장손 권영혁씨는 “우리에겐 자랑스러운 독립운동 역사를 자손들에게 길이 알려야할 의무가 있다”며 “후세들에게 자랑스러운 역사교육을 위해서도 이 기념관은 꼭 필요하다”고 뜻을 밝혔다.
이후 3시부터 시작된 발기인 대회에서 추진위는 경과보고 등에 대해 설명했다.
추진위는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에 약 522억 원이 들 것으로 보고, 정부에 국비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다. 이중 예산 10억 원가량은 모금 등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김능진 추진위원장은 “대구가 독립운동의 중심이었지만 대구시민들은 이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며 “이것을 자녀, 손자들에게 역사를 알게 해야겠다. 대구에서 태어나고 자라난 자손들이 자랑스럽게 느끼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희갑 전 대구시장은 “우리 조부님도 독립운동지사다. 그 후손인 내가 대구에서 태어나고 민선 대구시장까지 한 사람으로 독립기념관 건립을 위해 노력하지 않은 것을 사죄드린다”며 “늦었지만 역사에 남는 독립기념관을 건립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는 2017년 1월 상해 등 독립운동유적을 함께 답사한 10여 명의 대구인들이 중심이 돼 대구 독립운동을 연구하는 단체를 만들자는 데에 뜻을 모으면서 시작됐다.
이후 2020년 1월 추진준비위원회가 구성, 2월 건립 추진 기자회견을 가졌고 코로나19 여파로 7월20일 발기인 대회를 개최했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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