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 세월동안 쌓아 온 조형사진예술의 세계 ‘빛의 숨쉬기’…대구미술관

발행일 2020-07-21 16:59:57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구출신 재불작가 정재규의 사진 설치작품 50여 점 선보여

재불 작가 정재규 개인전 ‘빛의 숨쉬기’가 오는 10월18일까지 대구미술관 4.5 전시실에서 열린다.
“사진, 그림 등으로 장르를 선 긋듯이 나눠버리는 건 예술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에 한계를 부여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 회화를 전공했지만 사진에 관심을 가졌고 1977년 파리 비엔날레에는 사진 분야로 전시에 참여했죠. 기계적으로 이미지만 전달하는 게 아닌 기하학적인 조형 언어로 접근하는 데 매력을 느꼈습니다.”

자르기와 붙이기뿐 아니라 올짜기, 심지어 서예 기법까지 활용해 입체적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재불 작가 정재규 개인전 ‘빛의 숨쉬기’가 오는 10월18일까지 대구미술관 4·5 전시실에서 열린다.

사진의 정밀한 묘사력에 의존하면서도 대상의 기록이나 복제를 위한 게 아니라 조형미술을 목적으로 제작된 사진을 스스로 ‘조형사진’이라 명명한 작가는 평면성을 뛰어넘은 조형사진으로 국제적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30여 년 간 조형사진에 매진한 작가의 작품세계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재불 작가 정재규 개인전 ‘빛의 숨쉬기’가 오는 10월18일까지 대구미술관 4.5 전시실에서 열린다. 사진은 '생트 빅투아르산 후경'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생트 빅투아르산 후경’, ‘아치 아틀리에’, ‘HM53’, ‘만 레이’, ‘경주시리즈’ 등 5개 시리즈를 선보인다.

이 시리즈들은 작가의 조형사진의 시작부터 현재를 아우르는 대표작들로 그의 작품창작과정과 예술세계를 온전히 느껴볼 수 있는 기회다.

‘생트 빅투아르산 후경’ 시리즈는 작가가 1989년 생트 빅투아르산을 여행하며 촬영한 사진을 모티프로 한다.

사진 이미지를 잘라내고 상하 방향을 바꾸어 같은 자리에 배치한 ‘생트 빅투아르산 후경’은 조형사진의 시작이 된 의미 있는 작품이다.

또 그의 대표작 ‘아치 아틀리에’는 프랑스 파리의 작업실 이름에서 유래한다.

2개의 작품이 하나로 구성된 ‘아치 아틀리에’는 올짜기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1㎝의 작은 조각을 누런 포장지로 올짜는 과정은 화면 속 시공간의 이미지뿐 아니라 작가의 사적인 기억과 역사적 사건이 개입된 시간의 올짜기라고도 할 수 있다.

재불 작가 정재규 개인전 ‘빛의 숨쉬기’가 오는 10월18일까지 대구미술관 4.5 전시실에서 열린다. 사진은 '경주 불국사 극락전'
한편 작가가 경주를 방문했을 때 박물관 뜰에 놓인 머리 없는 불상 50여 구를 보게 된다.

당시 상황을 작가는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순간 셔터 소리와 함께 불상의 참수 현장에 있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이후 작가는 김유신묘, 석굴암, 다보탑 등 경주를 주된 작업 대상으로 삼은 경주시리즈를 선보인다. 그는 이번 전시에 공개한 신작 5점도 불국사, 석굴암 본존불, 경주시내 반월성 앞 연못의 연꽃 등 경주를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구성했다.

1949년 대구에서 태어난 작가는 1977년 제10회 파리비엔날레 참가를 계기로 이듬해 프랑스로 건너가 30여 년간 조형사진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대구미술관 이동민 학예연구사는 “작가가 고향에서 가지는 최대 규모의 개인전으로 30여 년간 우직하게 이어온 그의 예술정신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전시”라고 소개 했다.

재불 작가 정재규 개인전 ‘빛의 숨쉬기’가 오는 10월18일까지 대구미술관 4.5 전시실에서 열린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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