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답사기

발행일 2020-07-22 16:21:22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방방곡곡 길을 걷다 外

사람들은 행복 추구 욕구가 충족되더라도 더 높은 욕구를 갈망한다. 그 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여행이다. 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다른 사람이 그 지역에서 느끼고 체험한 여행서적을 찾아 읽는다. 여름 휴가철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답사기를 소개한다.

방방곡곡 길을 걷다
◆방방곡곡 길을 걷다/김찬일 지음/김석 사진/학이사/240쪽/1만6천 원

대구 힐링트레킹 회장으로 활동하는 저자가 전국을 권역별로 나눠 소개하는 ‘방방곡곡 길을 걷다’ 첫 순서로 경상도 지역을 소개한 책이다.

국립공원처럼 유명하거나 문화재나 보물이 있는 곳은 아니지만 우리가 사는 곳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곳을 발굴해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함께 소개한다.

3부로 짜여진 이 책은 문화재에 얽힌 이야기와 풍경, 인물,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일상의 모습 등을 오밀조밀하게 풀어낸다.

팔공산, 봉명산, 금원산을 비롯한 산과 수우도, 남해, 거제도의 섬과 바다, 경남 의령의 부잣길과 정암나루 등 경상도 방방곡곡을 저자의 꼼꼼한 인문학적 시각으로 독자에게 들려준다.

저자는 자기를 보고 내면과 만나서 걷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답사라고 한다. 곧 트레킹이 자신의 내적 완성이고 치유와 힐링이라는 것을 현장답사에서 확인시켜준다.

어떻게 걷는 것이 가장 좋을까라는 물음에 답사 현장을 경험하면서 동시에 자기를 보고, 내면과 만나면서 걸으면 가장 이상적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이 책은 트레킹을 통해 저장된 내적인 무한에너지를 퍼 올려 의식과 무의식적 에너지가 통합할 수 있도록 만든다.

작가는 “걷는 트레킹이 나의 내적완성을 향한 치유와 힐링이고, 인간 최고의 가치인 영성으로 가는 진화임을 많은 현장답사에서 확인했다”며 “십우도의 소처럼 진정한 자기를 찾아 영성의 완성으로 다가가는 그 길을 알려주는 게 이 책을 저술한 큰 목적”이라고 이야기 한다.

바쁘게 살아가면서 자기를 보지 못하고, 심지어 중병에 걸려서도 자기 병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안식일처럼 명약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항상 자기를 보고 있고, 자기를 읽고 있는 사람에 한해서다. 아무리 좋은 트레킹 로드를 걸어도 자기를 알지 못하고 걸으면 그건 하나의 시간 소일에 불과하며, 추억이라고 하는 흑백 사진을 기억에 한 장 더 첨가하는 데 불과하다는 게 저자의 이야기다.

바우길 편지
◆바우길 편지/김영식 지음/북갤러리/275쪽/1만5천 원

‘강릉 바우길’ 답사기는 자연적이며 인간친화적인 트레킹코스로 알려진 강릉 바우길 전 구간을 차례차례 걸으면서 길 위에 스며있는 선조들의 흔적을 더듬어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낸 책이다.

대부분의 코스가 금강소나무 숲길로 이루어진 바우길은 강릉 지역을 중심으로 경포와 정동진 등 동해를 잇는 총연장 400㎞의 트레킹 코스다.

이 길은 1구간인 선자령 풍차길을 비롯해 대관령 옛길과 산우에 바닷길, 헌화로산책길, 심스테파노길, 신사임당길, 향호리 바람길 그리고 마지막 17구간인 안반데기 구름길까지 모두 17개 구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연인원 326명이 역사와 문화기행을 함께하는 여정을 기록했다.

보면 볼수록 알면 알수록 강릉의 매력에 빠져드는 이 여정은 역사자료와 유적지를 살폈고 그 지역 집배원이 동행했다. 그들은 마을의 과거와 현재를 알려주었고 자신들이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 ‘바우길 편지’에는 살아오면서 한 번도 화려하게 꽃피워보지 못한 사람들의 상처와 눈물자국이 담겨있다.

길 위에 스며있는 인물이나 문화유적, 전설 등을 알기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엮은 ‘바우길 편지’는 바우길을 걷거나 걸으려하는 사람들에게 인문학에 대한 목마름을 달래줄 수 있는 이야기 모음이다.

제주 올레길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명품 길 중 하나인 ‘강릉 바우길’ 답사기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인물과 문화유적 답사기라는 것이다.

만들어진지 10년이 지난 바우길은 역사 인물이나 유적에 대한 소개와 함께 길 위에서 만나는 지명의 전설 등을 소개하는 유일한 책이다.

또 이 책은 다양한 소재를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낸다.

율곡 이이와 신사임당, 허균과 허난설헌, 매월당 김시습 등의 역사 인물부터 2019년 동해안 산불, 유명 커피 전문점까지 그리고 현장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와 에피소드도 담겨 있어 흥미를 더한다.

고구려의 핵심 산성을 가다
◆고구려의 핵심 산성을 가다/원종선 지음/통나무/448쪽/2만3천 원

중국일대 옛 고구려 땅에 세워진 산성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소개하는 책 ‘고구려의 핵심 산성을 가다’가 출간됐다.

저자가 직접 안시성과 백암성을 비롯한 고구려 수도방어의 전략적 핵심 산성 85개를 현장 답사한 기록이다.

현장에서 현지인들 사이에 회자되는 민담을 모으고, 지형과 연관된 산성들의 포진형태를 분석해 고구려산성의 전략적 가치를 드러내 보인다.

저자는 “고구려는 그들만의 특별한 산성이 있었기에 중원세력과 북방 이민족의 침입을 막아낼 수 있었다”며 “고구려산성은 적은 병력으로 대규모 군사를 잘 대처하게 짜여 져 있다. 특히 인근의 산성들과 서로 연합해 함께 대응할 수 있는 연계구조가 한층 돋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책은 요동성으로부터 안시성까지 당군의 이동로를 살피고 안시성 주변 산성들의 배치를 검토한다.

당 태종의 요동성 점령 후 안시성까지 한 달이 넘게 걸린 느린 진격, 그리고 결코 규모가 크지 않은 안시성에서 당군을 저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여러 성들이 긴밀하게 연계된 방어체계도 설명한다.

요동 지역에서 서로 연계된 성들은 진격하는 당군의 보급로를 위협했고, 당군은 중요한 거점을 공략할 때마다 전력이 크게 소모됐다. 안시성에 도달하면 주변과 배후의 성들은 안시성에 대한 포위망을 만들고, 안시성을 우회해 평양으로 진격하는 것마저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이 책의 저자인 원종선은 한·중수교 전부터 중국대륙에서 사업을 하면서 중국 역사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특히 중국 운하에 심취해 세 차례 대운하의 전 구간을 답사하고 그 연구성과를 2014년에 ‘중국운하대장정’으로 출간했다.

운하 연구중에 그는 수양제라는 특이한 인물과 해후하게 된다. 그리고 결국 대운하가 고구려 정벌을 위한 물자와 인력의 집결을 위한 것임을 깨닫고, 중원왕조의 끊임없는 침략을 이겨낸 불굴의 고구려 역사의 위대성에 충격을 받게 된다.

그것이 그가 시간 날 때마다 동북지역에 분포된 고구려산성을 찾아다니게 만드는 동기였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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