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일반

위기의 대학…진단과 해법은?

대구·경북권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자구책 마련에 분주하다. 사진은 대구대 학생들이 이 대학 본관 앞에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모습. 대구대 제공.
‘벚꽃 피는 순서로 대학이 폐교’한다는 소리는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대입자원이 입학정원을 따라가지 못한 결과에서다. 학생수 감소는 대학의 입장에서 보면 등록금 수입 감소로 이어져 결국 대학은 재정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학은 대입자원 부족을 학령인구 감소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대학들은 저마다 대입자원 발굴과 재정 확보를 위해 힘을 쏟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

대구·경북지역 대학들은 향후 미충원 사태를 현실로 인정하며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를 뚫기 위해 노력은 쉽지 않다.

대학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대학의 자구적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재정을 적극적으로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도권 포함 전체 대학 정원 10% 감축과 국가에서 예산 운영을 맡는 ‘정부책임형 사립대학 제도’ 도입, 지방 국립대 집중 투자 등을 통해 지방대학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대학교육연구소가 낸 보고서를 통해서도 지방대학의 어려움을 알수 있다.

대학교육연구소 ‘대학 위기 극복을 위한 지방대학 육성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방 대학 3곳 중 1곳은 4년 뒤 신입생 정원의 70%도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냈다. 이와 함께 신입생 충원율을 95% 이상 달성하는 학교는 단 한 곳도 없을 것이란 전망도 함께 냈다.

대학교육연구소는 “등록금 수입이 2024년 30% 내외로 감소한다면 지방대학은 운영난이나 폐교를 마주할 것은 자명하다”며 “근근이 운영하더라도 학생들은 열악한 여건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할 확률이 높다”고 우려했다.

연구소는 서울·인천·경기 외 지역의 지방 대학 220곳 중 학부 신입생 정원의 70%를 못 채우는 학교가 85곳(34.1%)에 달하고, 절반도 채우지 못하는 학교는 26곳(11.8%)가 될 것으로 예측도 내놓았다.

이 같은 결과는 통계청의 지난해 3월 장래인구추계 자료와 교육통계연보를 활용해 전국 17개 시·도별 고교 졸업자 수와 증감률 산출을 바탕으로 한 ‘대학별 입학인원 감소지수’에 따른 결과다.

대구·경북권 대학들은 벼랑 끝에 몰렸다는 인식으로 자구책 마련에 힘을 쓰고 있다.

대표적으로 특성화 학과 등을 앞세워 타 지역 학생들에게 손짓을 하기도 하고 국고지원사업 선정을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또 유망학과를 중심으로 취업률 높이기에 고심하는 등 대학마다 사투를 보이고 있다.

대구권 대학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학생 감소와 등록금 동결, 정부의 정원감축 등의 3중고로 신입생 충원 문제뿐만 아니라 학교 재정은 심각 수준에 처해 있어 존폐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며 “지역 대학의 소멸은 지역 경제에도 타격을 입히는 만큼 활로 모색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자구 노력에 안간힘 쏟는 대학들

경북대는 공공연구성과 BIG 선도모델 구축사업 2단계 사업 선정을 위해 경북대와 관계기관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경북대 의과대학 한영수 교수 연구팀과 파인메딕스, 특허법인 다래, 경북대기술지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사업선정을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또 2022년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육성사업 재진입을 위해, 아직 정식 사업공고가 나기 전이지만 대학자체 재원을 투입해 지속적인 산학협력 활동을 지원하는 등 LINC+사업 재진입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계명대는 지난해 K-클라우드 컬리지(Cloud College)를 신설했으며, 대구가톨릭대 역시 융합 전공화를 통해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분야를 중심으로 한 교육과정 쇄신과 학사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학은 올해 △대학혁신지원사업 △기초과학 연구역량 강화사업 선정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 사업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 △대학일자리센터 사업 등을 통해 재정보전에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들 사업은 모두 계속사업으로 사업 종료 후에도 국고지원사업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을 세워 둔 상태다.

이 가운데 기초과학 연구역량 강화사업은 대학 내 산재된 연구 장비를 분야별로 모야 공동 활용하도록 핵심연구지원센터를 조성하고, 경력이 많은 전담인력의 전문적인 관리·연구 지원을 통해 대학의 연구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신규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계명대는 기존 첨단건설재료시험센터에서 보유하고 있는 장비와 시설을 기반으로 ‘인텔리전트 건설시스템 핵심지원 센터’조성사업에 선정됐다.

대구대는 △대학자율역량강화지원사업(ACE+) △사회맞춤형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대학혁신지원사업 △창업지원사업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등의 선정 성과를 냈으며 대학이 지역 기업과 손잡고 창의인재양성과 기술혁신, 지역사회 기여를 통해 모범적인 산학융합 생태계를 조성해 산학협력선도대학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특성화 학과 등을 앞세워 타 지역 학생들에게 손짓하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대구한의대학교는 최근 지역 고등학교와는 별개로 타지역 학생을 대상으로 신설학과 소개를 했다.

이 학교 한의학과와 바이오산업융합부, 화장품공학부, 반려동물보건학과는 진해 용원고등학교 1,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간 온라인 진로탐색 및 신설학과를 소개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실시간 온라인으로 진행된 진로탐색에서는 신설학과 소개, 교수소개와 교육과정, 학생들과 실시간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신입생 유치의 한 축으로 볼 수 있다.

또 바이오산업융합학부는 예비 대입자원인 학생들에게 바이오 산업을 견인할 핵심 인력배출이란 목표를 설명하며 화장품소재공학, 식품생명공학 분야의 연구 및 투자를 설명했다.

이 대학은 화장품·바이오 관련 산업체와 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및 화장품 기업과의 기술 이전 역시 주목받는 수익 창출모델이다.

◆대학별 발상 전환이 필요한 때

코로나19로 인해 대학의 풍속도는 변화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한 수업 형태가 확산되고 확산세가 지속될 때는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했다.

온라인 수업은 등록금 환불 사태로 불거져 대학마다 고민을 하기도 했다. 코로나 시대는 새로운 교육환경의 변화를 의미한다. 교수법과 학사운영 방식 등이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원격수업을 확대하기 위한 제도 개선은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교육환경은 코로나19 사태 발생 전과는 확연히 다른 궤도에 놓이게 됐다. 대학은 장기적인 교육 운영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지역 대학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에서 돌아보아야 할 점은 기존의 집단 강의, 주입식 강의에서 벗어난 미래지향적 교육을 준비해야 할 때”라며 “이제 대형 강의는 어렵다. 100명이 한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는 대형 강의로 돌아가기는 이제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강의의 질 관리 방안도 함께 고민돼야 한다. 원격 강의의 질 관리 방안과 현장실습은 이전과 비교해 보면 원활하지 못한 상황에서 실습 과목을 내실 있게 운영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 역시 대학의 위기는 지역의 위기라는 인식을 같이 해야 한다. 젊은 인구 순유출이 많은 대구 상황에서 대학마저 위기를 벗어 나지 못하면 젊은 층을 잡아 놓을 만한 대안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이와 함께 지자체와 대학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힘을 모아야 한다.

대학별 혁신적 대안 개발도 필요하다. 대학별 협력시스템 구축을 통해 효율성을 높일 필요도 있다. 대표적으로 부산 경성대와 동서대는 협력을 통해 중복 투자를 막기 위해 시설·강의·교수 등의 공유는 눈여겨볼 대목이다.

또 도서관, 스포츠시설, 공연장 등은 공동 사용하고 교양 강의 등도 공동 개설해 두 대학 학생 모두가 함께 수강할 수 있도록 했다.

안동대는 대학강좌를 도민에게 개방하는 명예학생 제도를 운영 중이다.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방안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 대학의 한 교수는 “현재 대학별로는 학령인구 감소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대학의 어려움은 지역사회로 결국 귀착되기 때문에 지자체와 정부는 대학의 위기 극복에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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