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물 문제 해결 방안으로 취수원 다변화가 제시됐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3일 대구시의 낙동강 상류 취수원 이전 문제와 관련, 취수원 다변화를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됐던 해평 취수원은 전체 필요한 물량의 일부를 공급받기로 했다.

권 시장은 이날 “정부가 지난해 3월 말 ‘낙동강 유역 통합물관리 방안 마련’ 등 2건의 연구용역에 착수해 오는 5일 용역 중간보고회를 연다”며 “용역 결과에 따라 대구시는 낙동강 물의 합리적 배분을 위해 취수원 공동 활용 지역에서 확보 가능한 수량을 취수하고, 부족한 수량은 현재 취수장에서 시민에게 공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구미 해평 취수원, 안동 임하댐 등에서 수돗물 원수를 공급받고 대구 문산·매곡 취수장은 강화된 고도 정수처리 공법을 도입해 수돗물을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대구 취수원의 해평 취수장으로의 완전 이전은 수량 확보 문제로 일부 수량만 확보하는 쪽으로 가닥 잡았다. 해평취수장의 시설용량은 하루 100만t. 이 중 구미 공단 등에서 사용하는 50만t을 제외한 50만t의 여유 분 중 절반을 대구에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나머지 필요한 물량은 임하댐에서 끌어오는 방안도 환경부와 검토했다.

권 시장은 취수원 공동 활용을 위해 해당 지역에 대한 상생 기금을 조성하고 이 지역에 필요한 국책사업 추진 및 규제 완화에도 발 벗고 나설 것을 약속했다. 반대 급부를 제공키로 한 것이다.

권영진 시장은 과거 “시장 직을 건다는 각오로 취수원 이전을 해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랬던 그가 취수원 이전 대신 다변화로 물 정책의 방향 선회를 선언한 것이다. 어느 하나만으로는 대구 시민의 수요를 맞추지 못하기 때문에 내린 고육책이다.

대구는 1991년 페놀사고 이후 오랫동안 먹는 물 문제를 겪어왔다. 안전한 취수원 확보는 대구시의 절박한 과제였다. 대구시와 환경부는 방안을 찾던 중 구미 해평 취수원 쪽 원수 확보를 최선의 방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구미시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진척을 보지 못하다가 이번에 가까스로 해결책을 찾았다.

하지만 일단 구미 시민들의 원수를 나눠 주겠다는 동의를 받아야 한다. 또한 해평 취수원에서 확보된 수돗물은 대구시가 필요한 양의 일부에 불과, 임하댐 물 등이 추가 확보돼야 한다. 안동시 등과 협의해야 할 부분이다.

대구시는 낙동강 상류의 오염사고 등 비상 상황에 대비, 충분한 수돗물 원수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낙동강 복류수 활용 등 대안 마련에도 신경 써야 한다. 다양한 선택지가 필요한 이유다. 대구 시민이 물 걱정을 않아도 되는 날은 언제쯤일까.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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