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량에 탑승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 차량에 탑승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의 “진짜 민주주의” 발언을 두고 여야가 크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4일 직접적인 반박에 나서지 않고 한발 비켜서는 양상이지만 의원들은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검찰의 기개를 보여줬다며 힘을 보탰다.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의 뜨거운 반응은 ‘대권주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는 평가다.

앞서 법무부 추미애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이후 한 달여 만에 침묵을 깬 윤 총장은 지난 3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를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야 한다”면서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라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을 겨냥한 발언으로 의혹과 관련해 갈등 이후 첫 공식 발언인 만큼 눈길을 모았다.

이와 관련 민주당 의원들은 윤 총장을 향해 “그만두고 정치하라”, “반정부 투쟁 선언”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임명된 권력이 선출된 권력을 이기려 하는가’란 제목의 글에서 “(윤 총장은) ‘검찰 정치’를 하고 싶다면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정치하시라”고 했다.

민주당 홍정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원론적으로 언급한 내용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홍 대변인은 “검찰이 현재 기소권과 수사권을 독점하는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만큼 더 엄중하고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는 그런 취지인 것 같다”라고 해석했다.

윤 총장의 발언을 정권에 대한 공격으로 해석치 않으려는 의도로 읽힌다.

민주당 지도부도 이날 원내대책 회의에서 윤 총장의 발언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공수처법 처리를 앞두고 괜히 긁어부스럼을 만들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권을 중심으로 윤 총장이 향후 정치행보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공식대응은 삼가고 있지만 물밑 반응은 격렬하다.

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검찰개혁 반대를 넘어선 사실상의 반정부 투쟁 선언”이라고 했다.

반면 통합당에서는 “정부와 여당의 흔들기와 공격에 검찰의 기개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통합당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이날 “검찰 본연의 임무는 파사현정(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냄)”이라며 “사악한 세력들, 사악함을 깨고 정의를 구현한다는 것 아니겠느냐. 특히 정의도 무슨 바늘도둑 잡는 게 검찰이 할 일이 아니고 권력형 비리를 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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