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남구 카페거리에 ‘봉준호 감독’ 접목…‘이게 다야?’

올 연말까지 앞산 카페거리에 봉 감독 연계된 벽면 디자인 조성
봉 감독 이름과 얼굴 등 형체도 알아보기 어려워…예산 활용 무용지물
남구청, 봉 감독 거절에 한계…상가번영회, 앞산에 걸맞는 사업 요구

대구 남구청이 봉준호 영화감독의 색을 입혀 제작했다고 밝힌 앞산 카페거리 벽면 디자인 시안.


대구 남구청이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른 봉준호 영화감독의 색을 입힌 앞산 카페거리를 올해말까지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이에 대한 실효성 의문이 커지고 있다.

남구청이 밝힌 사업 계획대로라면 카페거리에 조성하는 홍보 콘텐츠에서 봉 감독의 색을 입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남구청은 주민의 요청으로 지난 2월부터 봉 감독을 주축으로 연계한 문화관광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눈에 띄는 볼거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 온 앞산 카페거리가 봉준호 감독 거주지와 가깝다는 점을 감안해 카페거리 일대에 봉 감독과 영화 기생충과 관련한 스토리텔링 등의 관광 자원을 만들기로 했다.

지난 3월부터는 ‘2020년 관광거점 소규모 관광인프라 시설’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봉 감독의 색을 입힌 앞산 카페거리의 경관을 개선하고 외벽도 디자인하기로 했다.

문제는 외벽 디자인과 조형물 등에서 봉 감독과 관련한 내용을 찾아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조형물 디자인 시안에는 ‘봉 감독’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을 뿐 봉 감독의 이름이나 얼굴 등은 없다.

다만 봉 감독이 연상되는 듯한 안경을 쓴 캐릭터와 오스카 상, 영화 기생충 포스터와 같은 검은 띠로 눈을 가린 채 서 있는 모습을 한 캐릭터가 새겨져 있을 뿐이다.

남구청은 봉 감독이 허락하지 않아 봉 감독을 직접적으로 묘사하는 콘텐츠를 조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또 “이번 사업의 주목적은 봉 감독의 홍보하는 게 아니라 앞산 카페거리의 경관 개선”이라며 석연치 않은 해명을 하기도 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중구 대봉동에 위치한 ‘김광석 거리’는 유가족들의 동의하에 중구청과 작가 등이 참여해 고인이 유년기에 지냈던 방천시장 인근 골목을 김광석 거리로 조성했다.

중구청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김광석 노래 부르기 경연 대회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통해 한국관광 100선에 뽑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앞산 카페거리 상인회 측은 남구청의 소극적인 행정이 아쉽다는 반응이다.

앞산 카페거리 상가번영회장은 “봉 감독이 극구 거절한다면 갖춰진 재산이자 환경인 앞산에 걸맞고 카페거리 인테리어 등으로 홍보를 극대화하는 게 맞다”며 “예산을 가지고 오히려 포토존 설치나 미니 전망대 등 이슈가 될 만한 사업을 확대해야 상인들이 도움이 된다. 스토리가 없고 특색이 없어 자칫 흉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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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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